[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혈전 생성으로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로나19 후유증을 앓는 완치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철저한 추적 관리를 통한 합병증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종의 후유증과 연계해 소위 혈전이 많이 생기는 것 자체가 코로나19를 앓았던 분들에게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곳곳의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게 되면 혈류가 공급되는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에 뇌 기능뿐만 아니라 폐의 기능, 또 다른 장기에 대한 기능들 그런 것들이 충분히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지난 8월 18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코로나19 완치자 8만42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앓은 중증 환자의 뇌는 최대 10년까지 노화하거나 지능지수(IQ)가 최대 8.5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통원치료를 한 경증 환자의 경우도 뇌가 5년 정도 늙거나 IQ가 4 하락하는 정도의 인지 능력 감퇴를 경험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에 참여한 애덤 해프셔 교수는 "후유증은 코로나19 중증도에 따라 달랐다"면서 "입원 치료를 받지 않은 완치자들 사이에서도 인지능력 감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선 연구 결과들을 종합 분석했을 때 코로나19 완치 후 후유증에는 탈모와 만성피로, 두통 등 경증 증상 외에도 폐섬유화, 심근염, 뇌졸중, 파킨슨병 등 중증 질환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 후 생성된 혈전이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후유증도 다양하게 발현되는 것이다.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국내 대응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과 대한감염학회 등 16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만 국내 후유증 연구는 주로 호흡기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계가 있다. 완치자들을 대상으로 일일히 추적 관찰하는 게 쉽지 않지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한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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