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 대통령으로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당선된 가운데 국내 조선, 해운, 철강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 해운 산업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로 경영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철강은 환경규제와 보호무역주의 정책 지속 등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으로 국내 조선, 해운업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선업은 선가 상승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4.2원 내린 1124.0원에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 이벤트 이후에도 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조선업계에 호재다. 상선의 경우 원화를 기준으로 선가가 책정되기 때문에 원화가 오를 수록 선가가 상승해 수익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원화가 약세면 선가도 떨어진다.
선가 상승은 발주 전망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글로벌 선주들이 선가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발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이 당선된 가운데 국내 조선, 해운, 철강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미묘하게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스토마토
해운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교역 규모가 축소될 정도로 극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항만 물동량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물동량이 역성장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악화됐다. 바이든이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한다면 해운업 전망은 밝아진다. 더불어 물동량 증가로 신조선 발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철강업계는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반덤핑관세(AD)/상계관세(CVD) 요율 부과 등 불이익을 겪었다. 바이든 역시 자국우선주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기존의 조치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전미철강노조(USW)는 지난 5월 바이든에게 미국산 철강을 60% 이상 사용한 자동차만 미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바이든은 "철강과 알루미늄은 미국에서 처음부터 생산돼야 미국산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USW는 미국에서도 입김이 강한 산별노조다.
게다가 바이든의 환경보호 기조도 철강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바이든은 만약 당선된다면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을 다시 가입하겠다고 공언했왔다. 2025년까지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탄소조정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탄소조정세를 도입하면 철강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이 환경 정책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면 철강 산업의 수출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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