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장기간의 소송전을 거치는 것 보다 동의의결을 통해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개선하고 피해구제를 도모하는 것이 소비자나 거래 상대방에게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3일 애플코리아에 대한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관련 동의의결안’ 최종 확정과 관련해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로 중소기업·소비자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가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에 대한 피해구제 등으로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신속 종결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날 공정위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 광고비용 떠넘기기 등 갑질 혐의를 받아온 애플코리아의 자진 시정안을 받아들였다. ‘동의의결’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마련토록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애플코리아와 협의를 거쳐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관련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조 위원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고발하는 조치보다 동의의결제가 효과적이라고 봤다. 과징금이 모두 국고에 귀속되는 과징금 제재 조치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검찰 고발에 비해 신속하게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직접 구제할 수 있는 만큼 효용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조 위원장은 “ICT 분야의 경우 시정조치가 늦어지면 변화된 시장 여건에 맞지 않거나 시정조치의 실익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변화가 빠른 ICT 분야에서 동의의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적시에 탄력적으로 시장질서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의의결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기업 봐주기가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잘 알고 있으나 어떤 기업을 봐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해관계인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고 관계 행정기관에 대한 의견수렴 및 검찰총장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매우 엄격한 요건과 절차아래 운영돼 피심인에게 유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앞으로도 ICT 분야에 동의의결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서도 동의의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의의결제에 소요되는 시간도 대폭 줄이고, 동의의결 후 이행점검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현재 마지막 최종 결정일까지만 신청하면 되는 동의의결의 신청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동의의결 자신시정안 협의기간도 제한하는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동의의결을 승인하고 난 다음에도 실제로 이행됐는지, 점검 과정을 살피는게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이라며 “이행점검에 대해 개선할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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