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반짝' 효과…휴면카드 또 증가
지난해 휴면카드수 7.2% 상승…재난지원금 소진되자 다시 늘어
2021-02-14 12:00:00 2021-02-14 12: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 지급을 계기로 휴면카드를 줄이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초반에는 휴면카드 비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지원금이 소진된 후에는 다시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휴면카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지난해 휴면카드수가 증가했다. 사진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휴면카드수는 8184개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카드사들은 올해 휴면카드가 감소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부에 따르면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총액은 14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신용·체크카드 신청액은 약 10억원에 달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초기에는 휴면카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는 4개 카드사에서 총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지주계 카드사 위주로 지표가 개선됐다. 신한카드는 5.72%로 전분기 대비 0.25%포인트 줄었다. 우리카드는 8.52%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0.18%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카드는 0.16%포인트 내린 8.99%, 롯데카드는 0.77%포인트 감소한 11.98%를 기록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의 95%가 소진된 이후인 3분기에는 비중이 다시 늘었다. 7개 카드사 가운데 6곳 모두 지표가 악화했다. 각 카드사 휴면카드 비중 지표는 △롯데(11.98→13.53%) △삼성(7.84→7.87%) △우리(8.52→8.55%) △하나(9.73→11.38%) △현대(7.6→7.66%) △국민(8.99→9.12%) 등의 상승세를 그렸다. 신한카드만 같은 기간 휴면카드 비중이 두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연말에는 휴면카드 증가세가 더 짙어졌다. 우리카드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카드사에서 휴면카드가 늘었다. 12월말 카드사별 휴면카드 비중은 △롯데(14.07%) △하나(11.71%) △국민(9.39%) △우리(8.54%) △삼성(7.9%) △현대(7.7%) △신한(5.76%) 등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휴면카드 비중 증가는 자동해지 규정 폐지 영향도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고객이 1년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지됐지만 2019년 5월부터는 해당 규정이 사라져 5년간 휴면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다.
 
카드사들은 휴면카드 증가는 실적 하락 요인인 만큼 카드 사용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좀 더 부합하는 카드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휴면 BI(Break-In) 활동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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