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금호석유(011780)화학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은 현 경영진 견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찬성하기로 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전날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금호석화 주주총회와 관련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국민연금은 박 회장 측의 사외이사 추천 후보는 모두 찬성, 박 상무 측의 후보는 반대하기로 했다. 박 회장 측은 황이석 서울대 교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 교수 등 총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박 상무 측은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민준기 외국변호사,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교수 등 총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수탁위는 배당과 관련해서도 박 회장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 9일 보통주는 주당 4200원, 우선주는 주당 4250원의 총 1158억원규모의 현금배당안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1500원)에 비해 두배 넘게 오른 금액이다. 이에 비해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금을 전년의 7배 수준인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박 상무의 주주 제안 중에서는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현 경영진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최대주주로 이사회에 입성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찬성 의견을 냈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이어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박 회장을 지지하면서 오는 26일 주총에서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좀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러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과 고배당안, 민준기 후보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로 선임하는 안 등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박 회장 측을, 서스틴베스트는 박 상무 측 안건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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