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공약 경쟁②)일자리, 박영선 '클러스터' vs 오세훈 '취업사관학교'
'4차산업형' 일자리 발굴 공감대, '창업단지'·'교육' 방법론 차이
전문가들 '구체성 결여·과거 사업 유사' 평가…"산업구조 재편 과정서 바라봐야" 지적도
2021-03-30 06:00:00 2021-03-30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신산업 중심의 일자리 발굴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정책·공약에 대해서는 각각 자신만의 해법을 내놓았다. 박영선 후보는 서울에 21개 혁신성장 클러스터를 지정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고, 오세훈 후보는 4차 산업형 청년 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해 기업 맞춤형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후보의 대표적인 일자리 공약은 혁신창업벤처 단지 권역별 조성과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이다. 두 후보는 금융·정보통신·전문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슷한 인식을 보였지만 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방안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 후보는 권역별 창업거점센터를 구심점으로 하는 서울형 창업생태계 조성 등 창업 플랫폼 구축에 방점을 뒀다면 오 후보는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며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했다.
 
박영선 후보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표적으로 내놓은 공약은 서울에 21개의 혁신성장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서울형 창업생태계 조성이다. 홍릉·창동 바이오·메타버스 클러스터, 용산 스마트팜 클러스터, 서대문·은평 헬스케어 클러스터, 여의도 핀테크 클러스터, 강남 블록체인 클러스터, 동대문 패션·유통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21개의 창업거점센터에서는 청년을 대상으로 출발자산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고, 청년 창업아카데미도 운영하게 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혁신성장 클러스터 구축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원은 총 768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후보는 올해의 경우 서울시 세출 예산에서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지난해 결산 잉여금으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내년 이후에는 본예산으로 사업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박 후보는 서울시와 산하기관이 5000억원을 출자한 후 민간자금을 유치해 총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구성하고 이를 창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청년 창업팀도 발굴해 교육, 투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유니콘 기업 육성과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스마트 전환 지원을 통한 양질의 디지털 일자리 창출 등을 일자리 창출 해법으로 제시했다.
 
오세훈 후보는 10대 공약 중 하나로 청년 취업을 내걸고, 교육에 중점을 둔 청년 취·창업 지원을 약속했다.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을 통해 구직자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핀테크, 블록체인 등 미래형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취업사관학교에서는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청년에게 무료로 실시된다. 첨단산업·실리콘밸리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되고 특히 용산 실리콘밸리 구상과 연계해 청년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한다.
 
오 후보는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을 서울시장 임기인 2022년 초까지 완료하겠다고 했다. 올해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과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 비용으로는 1억500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오 후보는 또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 창업 관련 시설을 정비하기 위한 창업성장위원회 설치도 약속했다. 취·창업 특강과 '자산 불림' 컨설팅도 별도로 제공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 청년들이 필요한 정보를 한 군데로 모아 제공하는 '청년 몽땅 정보통' 시스템도 서울시가 마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일자리 공약에 대해 대체적으로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서울시에서 이미 진행하는 사업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 후보의 일자리 공약의 경우 21개 컴팩트 도시 구축 사업과 맞물려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 후보의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 공약은 과거에 실시했던 정책과 유사해 획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박 후보의 일자리 공약은 아직은 장밋빛 청사진만 있다"며 "일단 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실행 방안이 좀 더 디테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지 않은 방식이라고 하는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며 "지금 청년 일자리는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이 부분을 좀 더 심도있게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