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생산차질 등의 진통을 겪는 가운데서도 선제적인 재고 확보와 생산물량 조절을 통해 선방한 덕분이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점에서 2분기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뉴시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9.88% 증가한 1조5538억원이다. 매출은 27조5949억원으로 8.99%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국내 18만5413대, 해외 81만2469대 등 총 99만7882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국내는 16.6%, 해외는 9.2%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6조3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59.63% 늘어난 1조1540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아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난 68만8409대를 팔았다. 국내는 11.4%, 해외는 5.0% 각각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소비 위축 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호전된 결과다. 여기에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산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시장 판매량은 22만186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 감소했으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한 2만6726대로 집계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돌이켜보면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진 근본적 이유는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등했기 때문"이라며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인기 차종 재고가 바닥나고 이에 따라 인센티브가 빠르게 줄어 들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1분기에도 실적을 선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분기 이후 실적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분기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이 한정돼있으나 가져가는 업체가 많아 올 가을까지는 방도가 없다"며 "현대기아차도 비상체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영향이 2분기에 가장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가 고급차와 SUV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개선한만큼 반도체 부족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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