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의 CMO 계약 MOU 체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왼쪽부터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사진/뉴시스
다만, 전문가들은 모더나가 한국지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기술이전에 대한 공백이 아쉽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2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 21~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코로나19 백신 CMO 관련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골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 생산과 함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백신, 독감 결합백신 등 차세대 백신의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결합백신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 CMO 계약이다. 그동안 모더나 백신 CMO 후보로는 GC
녹십자(006280),
한미약품(128940) 등 여러 업체가 거론됐다. 최종 CMO 업체로 낙점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3분기부터 충전(fill)과 포장(finish)의 모더나 백신 완제공정을 맡는다.
완제공정은 백신 원액을 공급받아 인체에 투여하기 전 최종 형태로 만드는 CMO 방식이다. 국내 업체가 mRNA 백신을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회담 이후 나온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백신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지 않았는데, 다수 업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게 되면서 글로벌 허브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금까지 국내 백신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열악한 축에 속했는데 이번 백신 CMO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포지셔닝하기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한다"라며 "특히 mRNA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방편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술이전을 통해 관련 인프라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MOU 단계에 있는 만큼 이를 실행화할 수 있는 단계별 전략 및 진행 내용들이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기술이전 없이 완제공정만 담당하는 데 대한 아쉬움도 뒤따른다. 특히 모더나의 경우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과 mRNA 백신 관련 연구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긴 했으나 한국지사를 설립하기로 발표하면서 관련 기술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모더나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다는 것은 mRNA 백신 기술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모더나로부터 원액을 제공받아 자체 기술로 mRNA 백신을 생산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도 백신 지재권은 미국이 쥐고 있을 것"이라며 "백신 허브로 거듭나려면 투자를 늘리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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