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만명이 몰려드는 이른바 '줍줍' 청약 신청자격이 대폭 강화된다. 계약 취소 물량의 재공급 가격도 시세가 아닌 분양가 수준으로 공급된다. 또 발코니 확장을 빌미로 불필요한 옵션을 강매하는 '끼워팔기'도 금지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무순위 물량에 대한 신청자격이 강화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계약취소·해지 등으로 발생한 무순위 물량 신청자격은 기존 '성년자(만 19세 이상)'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변경된다. 기존에는 주택 보유여부와 지역에 관계없이 성년자인 경우 누구나 신청이 가능했다.
앞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홈에서 진행한 무순위 청약 37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44대1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1월 23일 이뤄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무순위 청약에서는 84㎡ 1가구 모집에 1만6505명이 몰린 바 있다.
또 무순위물량이 투기과열·조정대상 등 규제지역에 공급된 경우에는 일반청약과 동일한 재당첨제한을 적용받는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재당첨제한기간은 각각 10년, 7년이다.
이와 함께 불법전매·공급질서 교란 등으로 계약이 취소된 주택에 대한 공급가격도 구체화됐다. 기존에는 계약취소 후 사업주체가 취득한 주택은 별도 입주자 모집승인을 거쳐 재공급됐는데, 재공급가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었다.
앞으로 사업주체가 계약취소된 주택을 재공급하기 위해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지자체장은 사업주체의 취득금액 및 부대비용 등을 고려해 공급가격이 적절한지를 검토 후 승인해야 한다.
또 발코니 확장에 시스템창호나 붙박이장 등을 끼워파는 관행도 사라진다. 그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일부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에 다른 옵션을 패키지로 선택하지 않으면 계약을 거부하는 등 사실상 강제적으로 수분양자 선택권을 제약해온 사례가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을 비롯해 모든 분양 주택에 대해 추가 선택품목 제공 시 개별 비용을 표시하도록 하고, 사업주체가 둘 이상의 추가 선택품목을 묶음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배성호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되고, 수분양자의 권리가 보호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8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