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홍영 검사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법원의 조정안을 대검찰청도 수용했다.
대검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조정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지난 8일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법원 결정 취지대로 고 김홍영 검사를 비롯해 재직 중 유명을 달리한 검찰 구성원을 기억하기 위한 장소 마련을 검토 중이고,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오수 검찰총장은 취임한 직후 김 검사의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며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대검과 김 검사 유족 대리인단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는 지난 2일 조정기일을 열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강제조정은 재판부가 직권으로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송달일로부터 14일 내 양측의 이의가 없으면 강제조정 내용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김 검사의 유족 측은 이날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했다. 앞서 국가 측도 지난 15일 동의서를 제출했다.
법원의 조정안에는 국가와 대검이 △김 검사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검찰 내부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상호소통·상호존중의 바람직한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김 검사를 비롯해 업무 수행 중 순직한 구성원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을 대검 부지 등 검찰 구성원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에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한다 등의 권고 내용이 담겼다.
김 검사 사망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위자료에 대해서는 일실수입, 통상적 계산 방식과 기준에 따라 산정해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국가의 책임제한은 참작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 김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요청을 참작하고, 국가도 검사윤리강령 12조를 개정해 하급자에 대한 존중의무를 신설하는 등 조직 문화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다시는 이와 같은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대검이 더욱 노력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유족 대리인단은 "고 김 검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최근 군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볼 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조정안이 대한민국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사라지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박효선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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