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최근 일주일 국내 코로나19 확진 사례 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 가운데, 치명률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3.3%에 불과했던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출률은 4주 뒤인 이달 셋째 주 44.7%포인트(P) 증가해 48%를 기록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우점종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국은 지난 20일 기준 델타 변이 누적 치명률이 0.1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 1741명 중 2명이 숨져 1000명당 1명꼴로 사망한 셈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치명률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중증환자 발생률과 사망률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 델타 변이와 관련해선 전염력과 중증 입원율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만 발표된 상태다. 항목별로 보면, 델타 변이는 앞서 유행한 알파형에 비해 약 60% 높은 전염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달 발표된 바 있다. 중증 입원율은 알파 변이 대비 2.26배,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 3.2배 높다고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 치명률이 다른 변이에 비해 높거나 낮다는 증거가 없다"라며 "백신 접종이 델타 변이 감염 예방효과는 떨어지지만 중증환자 발생 및 사망 예방효과는 80~90%로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령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고 백신을 맞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2030대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영향도 있다"라며 "백신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알파가 뒤처지고 델타가 유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의 치명률을 보려면 백신 미접종자의 사망률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라며 "백신 접종자들의 영향으로 입원율이 낮아지면서 사망률 또한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정황을 놓고 봤을 때 델타 변이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나 알파 등 다른 변이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델타 변이 감염으로 인한 정확한 사망률을 알아보려면 현재 상황으로만 판단하기보다 감염 이후 최소 3~4주 동안 일어나는 환자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시기를 거친다. 이 기간에 항체가 생기면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2주째에 접어들면서 바이러스가 면역 시스템을 압도하면서 폐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증상이 악화하면 3~4주째에 폐에 퍼진 바이러스가 심장, 신장 등 장기에 퍼져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김 교수는 "확진자가 증가해 입원 환자도 늘어나면서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는 게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시퀀스"라며 "지금 당장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적다고 안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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