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공정당국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 실태를 정조준한다. 특히 조정 협의를 거부하는 등 법 위반 혐의가 드러날 경우에는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 실태 점검을 위해 내달 1일부터 '납품단가 조정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는 공급 원가가 변동되는 경우 수급사업자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청을 받은 원사업자는 10일 안에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는 협의를 거부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과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납품단가 조정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수급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급사업자가 대기업인 자재 공급업체와 원사업자 사이에 끼어있는 경우 가격 협상에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공정위는 내달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를 한시적으로 확대한 '납품단가 조정 신고센터'를 가동키로 했다.
신고센터에서는 납품단가 조정 관련 문의가 있을 경우 조정 협의를 적극 신청하도록 독려한다. 또 조정 협의 대상인 원사업자에 대해 신속하게 조정 협의를 개시하도록 해 법 준수를 유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현재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대금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전국 5개 권역 10개소에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또 공정위는 올해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시 수급사업자 9만개를 대상으로 추가 설문지를 배포해 납품단가 조정 협의제도의 활용 현황과 실효성을 면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반영 여부와 제도 활용성이 낮은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다.
신고센터를 통한 제보 및 점검 결과 정당한 사유 없이 조정 협의를 거부하는 등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를 실시해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실태 점검 결과는 관계 기관, 사업자단체와 공유하고,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의 활용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이번 실태 점검으로 원·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협의가 확대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수급사업자들의 애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납품단가 조정협의제도 실태 점검을 위해 내달 1일부터 ‘납품단가 조정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내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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