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산안)미래형 경제구조 전환에 '초점'…채무 증가는 '고민거리'
한국판 뉴딜 2.0 성과 목표…균형발전·지방 재정도 확충
역대급 예산 편성…"재정 건전성 훼손도 경계해야"
홍남기 "재정·통화 당국 같은 방향, 역할 분담해야"
2021-08-31 13:59:10 2021-08-31 14:50:1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통해 한국판 뉴딜 2.0 성과 달성에 초점을 둔 미래형 경제구조 전환을 추진한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포용력 회복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지방 재정을 대폭 확충하는 등 사회적 양극화에 대응한다.
 
다만, '604조'라는 역대급 예산 편성에 따른 국가 채무 증가의 우려도 적지 않다. 전반적 경제 지표의 성장 흐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 재정 건전성 훼손은 경계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내놓은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크게 12개 분야별로 총 604조4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부처별로는 △보건·복지·고용 216조7000억원 △교육 83조2000억원 △문화·체육·관광 8조8000억원 △환경 11조9000억원 △연구개발(R&D) 29조8000억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30조4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27조5000억원 △농림·수산·식품 23조4000억원 △국방 55조2000억원 △외교·통일 6조원 △공공질서·안전 22조4000억원 △일반·지방행정 96조8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가 역점을 둔 분야를 살펴보면 환경 및 R&D 예산은 한국판 뉴딜 2.0 기반의 투자 강화, 미래 주력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27조4000억원에서 내년 29조8000억원으로 8.8% 확대된다.
 
특히 한국판 뉴딜 기반 R&D 투자액이 2조4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차 등 BIG3 분야에서 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 R&D 고도화에는 4000억원이 늘어난 2조8000억원이 배정됐다.
 
보건·복지·고용에는 전체 12개 분야 중 가장 큰 규모인 216조7000억원의 예산이 배분됐다. 이는 올해 대비 8.5%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전국민 접종에 충분한 백신 1억7000만회분을 비롯해 충분한 병상까지 확보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방역 지원에 나선다.
 
산업·중기 분야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을 골자로 한 예산안 30조4000억원이 편성됐다. 올해보다 6% 증가한 규모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요 지원, 재도약·구조 전환을 위한 맞춤형 지원 등 정책이 실렸다.
 
하지만 역대급 예산안 설정으로 인한 재정 건전선 훼손과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예산안 편성으로 인해 국가채무는 올해 956조원에서 내년 1068조3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도 올해 47.3%에서 50.2%까지 늘어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각종 경제 지표가 양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역대급 예산을 편성한 점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자칫 국민 부담이 늘고 성장 동력까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재방 재정 확충이 올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점도 문제"라며 "내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 정부가 무리하게 지방 예산을 편성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재정 지출의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학계에서 밝혀지고 있다"며 "정부가 재정을 확대하기보다는 낭비되고 있는 지출을 막고 잘못된 정책들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높이는 등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정부가 유동성을 늘려 당국 간 정책이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충격을 흡수하고 취약한 계층과 어려움 및 계층 간 격차를 완화해 주기 위한 방향으로 재정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의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통화 당국이) 꼭 동일한 논조로 정책을 이행하기보다는 역할을 분담해 맞춤형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및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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