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반발하며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을 갖고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총 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며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모두 27건의 관련 감사·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날 오 시장은 전반적인 시민단체와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 “중개소”, “시민단체형 다단계”, “시민단체 전용 ATM기” 등의 강도 높은 어휘로 비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공격적인 비판과 달리 그간 사회적경제의 성과도 결코 작지 않다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말 장대철 카이스트 교수 등이 연구한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성과 평가 및 활성화 정책방안 수립 연구’를 살펴보면 2011년 7283억원에 불과했던 사회적경제 조직 매출은 2019년 3조2255억원으로 4.4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16.2%에 달한다.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기업별로 다소 편차가 심했다. 조사대상 101개 기업 가운데 0보다 큰 기업은 61개, 작은 기업은 40개였다. 평균값은 0.3%로 0에 근접했으며, 가장 큰 기업은 38.7%, 가장 낮은 기업은 -12.8%다.
서울시에서 1억원의 예산을 예비사회적기업에 투입하면, 재정지원 대비 최소 12억9000만원의 사회적가치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가치 최대값은 29.5에 달했다. 사회투자기금의 연체율은 0.07%로 민간금융 대비 현저히 낮은 부실율을 보였다.
오 시장이 ‘중개소’라 비유하며 혈세 낭비의 표본으로 꼽았던 중간지원조직을 오히려 전문화해야 한다는 서울연구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작년 8월 서울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협동조합지원센터 역할과 기능 중복 문제와 그 대안으로 기관 통합의 타당성을 고찰한 결과, 시기상조로 보인다. 대안은 기관별 기능분화와 전문화”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사회주택협회는 오 시장의 브리핑 가운데 사회주택 사업을 문제삼으며 “부실 사회주택 사업자의 채무를 인수했다고는 하지만, 그 돈도 역시 시민 혈세로 충당된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반박했다. 문영록 협회 상임이사는 “부실 사업자는 사회주택 6년간 단 1곳 나왔을 뿐”이라며 “협회의 특수목적법인이 부실 사업장을 인수해 64명의 입주자 보증금을 상환하는데 서울시 예산은 단 돈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한편, 서울시의 지난달 사회주택사업 추진실태 점검결과 보고에 따르면 사회주택이 공급 대비 부족한 원인은 사업자의 부도덕함이나 전문성 부족이 아닌 낮은 사업성과 제도적 미흡 문제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점검결과,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대해서는 공급확대 효과가 있다며 사업성을 갖춰 ‘지속 추진’·‘명칭 변경’, 리모델링형이나 사회적주택에는 낮은 사업성, 공급확대 효과 미흡 등을 이유로 사업중단을 권고했다. 또 현재 취약한 입주자 임차보증금을 보호하고자 HUG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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