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국 각지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민사회단체 폄훼와 예산 삭감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행동하는 전국 1200여개 시민·지역사회단체’는 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오 시장의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폄훼가 도를 넘었다며 예산 삭감 시도를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또 오 시장에게 10년간 1조원 지원 상세내역을 공개하고 TBS 예산 삭감 등 언론통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10년간 1조원 가까이 지급됐다며,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진행해 관련 내년 예산을 1788억원에서 832억원을 줄였다. 서울시는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이 활동한 분야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총장은 “1조 발언이라든가 ATM기의 돈을 다 빼가는 시민단체다 이렇게 말하면 이게 시민사회를 저주와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거 아니겠습니까”라며 “지금 명백한 것은 오 시장은 민주주의와 협치를 역행하고 있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을 넘어 전국 17개 시도에서 1200여개의 단체들이 참여했다. 위드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실참여자는 75명이었으며, 주최 측은 참여 단체를 기준으로 탄핵정국 이후 최다로 집계했다. 이들은 서울발 ‘협치 훼손’의 전국 확산을 우려했다.
최수산나 한국YWCA연합회 총괄부장은 “오 시장의 처사들을 보면서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지금껏 이루온 협력적 거버넌스의 결과들이 혹여라도 지금 같은 서울시의 전처를 밟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시민 대표성을 훼손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송민기 (사)강북풀뿌리활동가포럼 대표는 “일부 시민단체, 일부 시민사회 이런 얘기 하지 마십시오”라며 “더 이상 시민과 시민사회·시민단체를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보궐선거 당선을 앞두고 오 시장과 정책협약을 진행했던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선 오 시장이 당시 동의한 시민사회 활성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예산안을 보고 나니 저희 협약했던 거하고 정반대더라”며 “공약은 소용없다. ‘시장되면 다냐’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행동하는 전국 1200여개 시민·지역사회단체’는 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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