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신규 파일럿 도입... 배터리 생산공법 개선 집중
기존 라미네이션&스태킹 공법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계획
2021-11-11 16:10:54 2021-11-11 17:29:57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1위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이 새로운 배터리 셀 적층 설비를 도입해 테스트에 들어갔다. 기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셀 적층 공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함과 동시에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공법 도입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 신규 파일럿 설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신규 파일럿 설비 중에는 셀 적층 방식에서 제트 폴딩(Z-folding) 적용한 설비도 포함돼 있다.
 
여러 검토안 중 Z-폴딩 공법은 다양한 셀 적층 방식 중 하나로, 긴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는 후 양극과 음극을 끼워넣는 공법이다.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완전하게 감싸 고속 생산 체계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는 삼성SDI(006400)와 SK온(분사 전 SK이노베이션(096770)), 해외는 중국 배터리 기업 완샹 A123가 이 공법을 적용해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공법인 와인딩(왼쪽)과 라미 앤드 스택 방식 설명.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엔솔은 그동안 스택 앤드 폴딩’(Stack&Folding)과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Lamination & Stacking) 공정을 사용해 배터리를 생산해왔다. S&F는 분리막을 양극과 음극 길이와 동일하게 자른 후 양극과 분리막 음극을 층층이 쌓아 접는 방식이다. 독자 개발한 L&S 방식은 양극, 분리막, 음극을 한 장씩 차례로 쌓은 후 이를 묶어 하나의 셀로 만드는 공법으로,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특징이 있다. 
 
LG엔솔이 새로운 공정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배터리 생산 결함 가능성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S&F과 L&S 셀 적층 공정은 생산 속도가 빨라 효율적인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 Z-폴딩과 비교해 적층 시 오차로 결함이 생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 방식은 LG엔솔의 고유한 특허를 가진 차별화된 제조 공법으로 생산성과 품질 측면에서 추가적인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나가고 있다"면서 "기존 공법의 장점을 살리되 셀 적층 방식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도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는 만큼 테스트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권영수 LG엔솔 신임 대표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셀 적층 방식 변경과 관련해 "여러 방식을 두고 검토하고 있을 뿐 확정된 것은 없다"며 "생산부터 공정 방식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업계에서는 LG엔솔이 신규공법을 도입해도 설비 기술력을 개선하는 것이 설비 기술력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정성이 높아 국내외 제조사들이 해당 공법을 채택하고 있지만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는 만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제조사만의 핵심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정의 생산 속도 개선하는 것은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력에 달려 있다"면서 "새로운 공법을 도입해 일관된 품질의 셀 내놓기 위해서는 설비 개선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전문가는 배터리 제조사의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안전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젤리롤 방식 이후 이차전지 기술의 핵심은 활물질과 '코어셀 구조(Core Cell Structure)'를 어떻게 사용하고 기술력을 녹여내냐가 배터리 제조사 기술력의 질적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면서 "전기화학, 소재, 그리고 코어셀 구조 개념 이해와 제조 공정 수준에 따라 전지 특성과 안전성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인식한 배터리 제조사만이 일류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 셀이란 극판, 분리막, 전해질(액체·고체)로 이뤄져 있는 것을 통칭하는 것으로 박 교수가 지난 2011년 발간한 '그린카 콘서트'에 최초로 제시한 개념이다. 코어 셀 구조란 △젤리롤 방식으로 감겨 있는지 △라미네이션 단위를 스태킹 혹은 폴딩했는지 △극판 사이에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위치하도록 하는 등의 ‘구조 설계’가 들어간 것을 지칭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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