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올해 내내 호실적을 낸 국내 철강사들이 오는 4분기에도 영업이익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까지 중국 감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한 철강 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3사 모두 올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업계 1위 포스코는 올해 9조3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287.9% 급증한 성적이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건 1968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현대제철 또한 호실적 행진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2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375.4% 뛰었다. 현대제철은 직전 분기인 2분기 사상 최대인 545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한 분기 만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동국제강은 올해 74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과 비교하면 153.9% 증가한 수준이다. 동국제강은 이날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2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철강 3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뛴 건 철강재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제품 가격은 오르면서 수익성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철강사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 안팎으로 성장했는데, 영업이익은 100~200%가량 뛰었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3326.5%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재 가격은 올해 내내 고점을 유지 중이다. 지난 12일 기준 기초 강재인 열연 유통 가격은 톤(t)당 125만원으로,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하면 76.1%가량 비싸다. 선박을 건조할 때 주로 쓰는 후판 가격 또한 1년 전보다 60% 비싼 톤당 120만원을 기록했다. 냉연과 철근도 전년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형성했다.
이 가운데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계속해서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공급은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내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질 개선 차원에서 철강을 비롯한 제조업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자급도 벅찬 상황이 되자 수출을 줄였다. 최근에는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까지 이어지면서 공장 정상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는 철강값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중국의 수요와 공급은 정체될 전망"이라며 "중국의 초과 공급이 늘지 않고 중국 외 지역의 수요가 성장한다면 글로벌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당한 공급 부족을 감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강재 가격은 올해 만큼 가파르게 상승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계올림픽 이후 중국이 감산을 풀면 공급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점도 앞으로 강재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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