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 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 달성 계획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으로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번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남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며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가운데) 부회장이 1월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찾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라는 목표를 향한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에도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행보도 시스템반도체를 챙기며 시작했으며 시스템반도체에 필수적인 반도체 설비 확보에도 직접 나서는 등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이번 테일리시 결정 직전에도 북미 출장길에 올라 최종 조율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가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등을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번 테일러 공장 확정은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차세대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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