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문가들은 빈집을 주택으로 공급하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사업성을 높이고 수요를 만들기 위한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과 교수는 빈집의 낮은 사업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2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빈집이 있는 지역이 어디인가를 보면 재개발이 어렵고 일반적인 아파트 유형으로 대응이 안 되는 지역들”이라며 “사업 필요성은 높은데 사업 가능성은 가장 낮은 곳들로 작지만 의미있는 주택사업들이 사라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가 매입부터 공급까지 일선에 뛰어드는 방법보다는 제도적 뒷받침에 집중하고 자치구나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는 “쓸모있는 빈집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사회주택이나 공동체주택으로 가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며 “공격적으로 공공이 매입하기보다 가려운 곳을 알고 있는 자치구가 나서고 서울시는 큰 정책과 방향만 잡거나, 민간이 매입임대사업이나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할 수 있도록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석 SH공사 빈집뱅크처장은 빈집 정비를 점 단위에서 나아가 인근 지역과 연계한 면 단위 개발로 가야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 처장은 “매입한 빈집과 민간이 소유한 옆집을 묶어 개발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진다”며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은평구 구산동 소규모 정비사업도 따로 개발하면 16세대인데 결합개발해 22세대까지 늘어난다”고 얘기했다.
정 처장은 이어 대중적인 접근보다 다양한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처장은 “타겟을 주차나 아파트를 선호하는 신혼부부보다는 청년만이 아닌 고령친화형 희망아지트나 돌봄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주택을 대학·자치구와 함께 검토 중”이라며 “저층주거지는 너무 조밀하게 만들어진 문제가 있는데 반집 하나만 정비해도 마을이 훤해진다”고 덧붙였다.
최환 빈집은행 대표는 빈집을 장기 임대해 주거난·일자리난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연계해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빈집을 지자체에서 전부 매입해서 사업을 하는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고 너무 더디다”며 “사용하지 않는 빈집을 활용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들에게 저렴하게 장기 임대해 지역의 활력도 더하고, 가치를 모두에게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온수동의 한 빈집 모습. 사진/SH공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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