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15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대전·서울로 올라오는 상행선을 택한 반면 윤 후보는 서울에서 대전·대구·부산으로 향하는 하행선을 탔다. 두 후보의 유세 지역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은 연설과 유세 스타일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간접대결의 장도 마련됐다.
이재명 '무능 대 무능', '통합 대 분열'…윤석열 '정권교체'
16일 <뉴스토마토>가 두 후보의 15일 유세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 후보는 ‘유능 대 무능’, '통합 대 분열'의 대결구도로 윤 후보만을 노렸다. 이 후보는 “최고 지도자의 무능과 무지와 무책임은 국가의 재앙을 불러오는 죄악”이라며 “모르는 것이 자랑 아니다”고 했다. 코로나19와 미중 패권 전쟁 등을 거론하며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후보의 선거포스터 문구도 ‘위기에 강한 유능한 대통령’이다. 윤 후보가 정치신인으로 정책적 이해도가 낮다는 데서 착안했다.
동시에 ‘통합 대 분열’의 구도도 이 후보의 연설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 후보는 "증오하고 찢어지는 정치가 아니라 온 국민이 마음과 역량, 지혜를 모으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좋은 정책이면 홍준표, 박정희 정책도 다 가져다 쓰겠다”며 진영과 지역, 이념에서 벗어나 실용 중심의 민생정치를 펼치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대북 선제타격론,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거론하며 분열의 정치를 한다며, 자신이 대안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JM은 강남스타일!'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윤 후보는 일관되게 ‘정권교체’를 외쳤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위대한 부산시민과 함께 멋진, 완벽한 승리를 이루겠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그리고 부산 시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다”고 외쳤다. 윤 후보는 서울, 대구, 대전에서도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정치는 신인이지만 도저히 이런 꼴을 볼 수 없어 절실한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 있다”, "국민의힘도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잘못한 것도 많았고 부족한 것도 많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새정치”로도 표현했다.
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충북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청주 거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연설문 없는 긴 연설'…윤석열 '짧은 공무원식 자료 읽기 연설'
이 후보가 유세차량에 올라서면 1시간 가깝게 연설이 이어진다. 또 이 후보는 몰린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즉석연설을 진행하기로 유명하다. 연설 도중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이재명은 합니다”, “경제 제대로” 등과 같은 구호를 외치는 연습도 함께 하며 열기를 높인다.
때문에 민주당 유세 중심에는 이 후보가 있다. 긴 퍼포먼스를 진행하거나, 지지자들의 지지문 낭독 등은 이 후보 도착 전에 주로 이뤄진다. 민주당이 후보에게 집중된 유세방식을 택하면서 이 후보의 뒤편에 선 인사들도 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윤 후보는 정치신인으로 인한 연설 미숙 등으로 인해 단상에 놓인 종이를 힐끔힐끔 보고 읽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현장 소통에 미숙하고 '커닝페이퍼'를 본다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부산 연설에서는 윤 후보가 연설하는 도중에 마이크가 내려가 불편해하자 보좌진들과 지역구 의원들이 이를 알아차리고 마이크 위치를 다시 잡아주는 등의 모습도 포착됐다.
때문에 윤 후보의 유세에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많다. 특히 회자된 것은 이 후보의 ‘어퍼컷 세레머니’다. 연설 전과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맞춰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리는 방식이다. 또 길게 두 팔을 들고 한 손은 가위 모양을 하면서 응원단장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부산 부전동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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