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경훈 전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강 전 부사장이 2011년7~이듬해 6월까지 삼성노조(진성노조) 간부들을 해고하거나 부당 정직시켜 삼성노조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2011년 6월 에버랜드 내 대항노조를 조직하고 한국노총에 가입하도록 지시하는 등 대항노조 설립과 운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에버랜드 삼성노조원과 종업원 등 개인정보 162건을 에버랜드 상황실로부터 무단으로 제공받아 노조와해 작업에 이용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유죄로 봤다.
강 전 부사장은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파트 총괄임원으로 근무하면서 2011년 7월 정부의 복수노조 설립 허용으로 계열사 노조 설립 가능성이 커지자 어용노조를 만들어 삼성노조가 단체협약권을 갖지 못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노조 간부들의 비위를 수집하고, 노조원과 가족들을 미행한 혐의도 있다.
1심은 "근로자를 상당 기간 감시하면서 그들의 사생활 빼내고 징계 사유를 억지로 찾아내서 회사에서 내쫓거나 급여를 깎아 경제적 압박을 가했으며, 사용자에 협조적인 노조를 대표로 삼으며 적대적 노조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면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2심 역시 "노조원을 징계해 삼성 노조 업무를 방해하고, 동향 파악 등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며 "에버랜드 노조 운영에 있어 부당노동행위의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고, 조합원 등에 상당한 피해를 안겼다"면서 1심의 형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강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삼성그룹 부장 김모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에버랜드 이모 전무는 징역 10월을 각각 확정받았다. 에버랜드 상무 문모씨와 부장 서모씨 차장 김모씨 등은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씩이 확정됐다. 삼성노조 와해에 가담한 1기 어용노조 위원장 임모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2기 위원장 김모씨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강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1년4개월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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