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329180) 노동조합이 노조 참여 위험성 평가로 사업장 전체 안전을 점검하는 등 근본적 안전 대책을 수립하라고 5일 촉구했다. 지난 2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한 명이 숨진 데 대한 후속 조치 요구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없는울산만들기운동본부는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전체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진행과 책임자 구속, 근로감독관 상주, 근본적 안전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현대중공업 가스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단호하게 책임자를 구속 수사해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에 따라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안전 조치가 현대중공업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스 절단기 작업은 기존에도 많은 산재사고가 난 공정이고, 에틸렌, 산소, 이산화탄소 등을 이용한 화기 작업이 많기에 폭발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예측되는 상황이었다"며 "여기에 사용하는 각종 호스류, 토치 등의 점검은 기본이지만 육안 점검이 전부였고, 노후 된 호스에 대한 폐기 연한 기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안전 예산 3000억원을 투자해 중대재해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안전 예산이 어디에 쓰이는지, 노조가 자료를 요구해도 안전 예산의 행방은 알 수 없다"며 "안전 관련 예산 증액, 안전 인원 배치, 작업 환경 평가 등 안전 예산 심의에 산업안전 보건법 상의 노동조합 참여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없는울산만들기운동본부가 5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대중공업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다단계식 하청구조를 만들면서 문제를 더 키웠다"며 "면장갑은 세 켤레로 한 달을 버텨야 하고, 모자라면 개별로 구매해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고용노동부가 기업의 방패 역할을 해 중대재해가 일어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월24일 일어난 중대재해 때도 사고 원인을 재해자 잘못으로 몰아간 사측의 안전작업계획서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승인했고, 노조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4월2일 발생한 중대재해의 원인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제공한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본청은 중대재해를 방조한 울산지청장의 직위를 해제시키고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범현대가가 노동자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한다며 특별근로감독과 압수수색 등 책임자를 처벌하라고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1972년 창립 이후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를 473명으로 집계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지난 4일 현대중공업 본관 앞 사거리 동산에 숨진 노동자들에 대한 추모비를 세웠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일 판넬조립 2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회사 작업자 한 분이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으며, 현재 정확한 사고 내용을 파악과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월 안전최고책임자(CSO)를 새롭게 선임하고, 중대재해 방지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관계 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고 내용과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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