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편의점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 상황에서 현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편의점은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자는 규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현장에 적용하기가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은 각 점포에 매장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 환경부가 지난 1일부터 식품접객업(휴게음식업)으로 영업 허가를 받았을 경우,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워낙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현장에서 적잖은 혼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5만여개의 가맹점포 중 60~70%가량이 휴게음식업으로 등록된 상태다.
정부도 현장의 혼선을 막기 위해 지난 5일 '일회용품 사용 규제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편의점은 매장 내에서 음식 조리·판매를 목적으로 식품접객업 영업 허가를 받은 매장만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치킨, 어묵, 핫바 등 즉석식품이나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매장내에서 취식할 때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컵라면이나 도시락 등 식품접객업 영업 허가 없이도 판매할 수 있거나, 자동판매기로 음식물을 판매할 경우에는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을 편의점이 설치한 바깥 탁자에서 먹을 때도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안된다. 반면 편의점에서 음식과 일회용품을 테이크아웃하고 근처 공원에서 먹는 것은 된다.
이처럼 복잡하고 모호한 가이드라인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상황별 예시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보다 세밀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개선이 우선 돼야 한다"며 "정부의 환경보호 취지는 동의하지만 이번 규제는 편의점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다 보니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은 각 점포에 일회용품 사용 금지 관련 공지를 전달하고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매장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면서 현장에서는 향후 대응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일각에서는 일회용품을 원하는 손님과의 마찰을 걱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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