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연구원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놈앤컴퍼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최근 국내 기업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선 수주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산 설비 구축, 당국 인증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수익 모델을 미리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주요 바이오의약품 CDMO 최근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규모는 2020년 113억달러(약 13조9838원)에서 오는 2026년 203억달러(약 25조1213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시장 규모 확대에 발맞춰 최근 국내 기업들은 연이어 CDMO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CDMO는 의약품 생산만 대행하는 위탁생산(CMO)와 달리 의약품 원개발사가 요구하는 전 과정을 수행하는 작업이다.
기업별 사업 진출 방식을 살펴보면 현지 업체를 인수하거나 자체 시설을 확장하는 방안 등이 주를 이룬다.
관건은 CDMO 사업을 개시하기 전에 수주 물량을 확정하느냐다. 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각국 인증을 받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돼 수익 모델을 선점하는 차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이 완공되기 전 이미 글로벌 빅파마 3곳과 5개 제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20개 제약사와 30개 제품 생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비슷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지씨셀은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한 뒤 수주 물량을 확보했으며,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업체 리스트랩 경영권을 인수해 기존 수주 물량을 이어받는 식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규모나 생산량 등은 비공개"라면서도 "수주를 마친 건이 여러 건 있고 이 밖의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기존 리스트랩이 CDMO 사업을 영위하면서 수주한 계약은 앞으로도 그대로 진행된다"라며 "자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리스트랩에서 생산할 경우 전체 생산량의 20%에 해당하며, 외부 업체와의 계약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사 업체의 의약품 생산 계약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자체 품목을 만드는 데 그칠 수 있다. 소규모 생산을 위한 CDMO로 사업이 축소되는 셈이다.
생산설비 가동 전 특정 품목을 수주한 뒤에는 구체적인 물량이 중요해진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영업 레버리지 효과 등 실적 견인 요인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고정비가 큰 비율을 차지하는 사업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매출액을 달성하면 매출액 증가 대비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관련,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최근 다수 기업들이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했는데 자체 품목을 생산하는 차원이라면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라며 "외부 품목을 수주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에선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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