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포퓰리즘' 비판으로 네거티브 격화
오세훈 "민주당·송 후보, 강북 못산다며 갈라치기 정치"
송영길 "오세훈, 사회적 약자가 정책 우선 순위 아냐"
2022-05-23 17:00:52 2022-05-23 17:14:45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로의 공약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서로의 공약이 비현실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는 등 실현 가능성을 두고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세훈 "집무실 이전 미신 운운은 대선 패배 한풀이"
 
23일 용산구에서 유세에 나선 오 후보는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오는 것에 애해서 미신 운운하는 것은 대선 패배 한풀이"라며 또 한차례 송 후보를 비판했다.
 
앞서 송 후보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에 대해 "미신에 의존해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용산에 가겠다고 저렇게 고집을 피우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기왕에 옮겨 왔으니 청와대 부지도 어떻게 시민들에게 활용도가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서 제공할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게 순리"라며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쓸모 있는 공간으로 함께 만들려고 머리를 맞대는 게 민주당의 도리 아니겠냐"고 질타했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민주당과 송 후보는 서울시를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고 시민을 내편 네편으로 구분하는 갈라치기 정치를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강북이 제일 못산다'며 분노를 부추기고 자존심을 자극해 선동하는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송 후보를 저격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송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9일 강북에서 유세를 벌인 이유로 "강북이 제일 못산다"며 "강남과 비교했을 때 GDP(국내총생산)가 20배 이상 차이 난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당시 송 후보는 여론의 뭇매를 맞자 "강북의 지하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유세에 나선 오 후보는 송 후보의 문화 공약에 대해 "급조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송 후보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그 부지에 시민공원과 문화·체육시설 등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재건축과 연계할 수 있는 구간은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공공기여분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송 후보가 이야기하는 15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실현 가능한 구간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도로 전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마포갑).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송영길 "오세훈의 공공임대 정책, 정부와 엇박자"
 
송 후보 측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 후보가 공공임대주택을 '타워팰리스'급으로 짓겠다고 한 것은 현실 인식이 모자란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대주택 거주자가 기죽지 않도록 공동 문화시설도 꾸리고 수영장도 짓겠다고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을 절실하게 원하는 분들은 단돈 5만원, 10만원의 부담이 더 무섭다"며 "오 후보에게 주거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들은 정책 우선 순위가 아닌 듯 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12일 추경을 위한 부처별 지출 구조조정안에서 공공임대주택 예산 3900억원을 삭감했는데 오 후보의 정책 엇박자에 눈 뜨고도 코 베일 지경"이라며 "입주까지 길제는 십수 년이 걸릴텐데 지금 당장이 급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껍데기만 바꾸는 시범사업은 속 빈 강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후보는 현재 서울시의 복지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울의 복지예산을 지금보다 40%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송 후보는 "복지는 '시혜'가 아닌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임에도 '복지 지원을 많이 하면 국민이 게을러진다', '퍼주기다' 등 정치권의 저열한 인식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서울시 사회복지지출은 4조2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6.3%를 차지하며 전국 특별시·광역시 평균수준인 38.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임기 내 순차적으로 사회복지 지출예산을 40% 확대하고 서울형 자체 사회복지 예산은 30%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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