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코에 뿌려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스프레이로 넥스트 팬데믹 체제 구축에 나선다. 저개발국가 방역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는 반면 비슷한 제품의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하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개발병 GBP510, 이하 스카이코비원)'의 품목허가가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연구개발 범위를 넓혀 넥스트 팬데믹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넥스트 팬데믹 체제에서 진행할 프로젝트 중 하나는 비강 스프레이 개발이다.
이 프로젝트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the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연구개발비 지원, 국제에이즈백신추진본부(IAVI)와 워싱턴대학교 항원디자인연구소(IPD)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려는 비강 스프레이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이 유행할 때 코 안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일정 기간 예방효과를 지속하는 방식이다.
코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침투하는 주된 경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 안에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소규모 형태의 단백질이 바이러스 침투를 교란시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허가를 받아 각국에서 사용된 제품의 사례도 있다. 독감 백신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 '플루미스트'다.
플루미스트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독화해 만든 백신이다. 상용화 초기 어린 나이대를 중심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변이 출현 이후 예방효과가 3%까지 떨어져 미국에선 미사용 권고까지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플루미스트는 독감 바이러스를 생약독화 처리한 생백신 중 하나"라며 "특히 소아에서 성인 대비 감염 예방효과가 뛰어났으나 바이러스의 변이가 생기면서 효과가 떨어져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구상 중인 비강 스프레이와 관련해선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는 백신을 보관·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접종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된 제품은 상대적으로 보관이나 운송이 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대응 수단을 넘어 신종 감염병 발생시 사용할 수 있는 1차 저지선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별 상황과 관계없이 백신이 개발되기 전 초기 방역의 일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비강 스프레이는 백신이 아니라 코 안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물질을 뿌리는 형태"라며 "코로나19를 중심으로 개발하고는 있지만 여러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발 플랫폼을 갖추면 특정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활용할 수 있다"면서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초기 방역 수단"이라고 부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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