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주자 4인방은 26일 이른바 '반(反)이재명' 후보 단일화에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예비경선(컷오프) 전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온 강병원·박용진 후보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강훈식·박주민 후보는 '조건부 찬성'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97주자간 담판을 위한 '호프미팅'도 끝내 불발돼 후보 단일화 동력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가나다 순) 후보는 이날 오후 JTBC '썰전 라이브'가 주관한 97주자 토론회에서 '단일화는 ○○다'를 주제로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박용진 후보는 "단일화는 희망의 기폭제"라며 "민주당에는 '달라졌으면 좋겠다, 이겼으면 좋겠다 근데 어대명이라니 안되는구나'하는 절망적 체념이 있다. 4명의 젊은 후보들이 몸부림치고 있지만 각자도생 방식으로는 화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후보도 "단일화는 구국의 결단"이라며 "후보 단일화는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할 문제다. 이것이 당을 구하고 우리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우리 97 4인방이 나온 이유도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호응했다.
반면 강훈식 후보는 "나는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모두 모아서 단일화하자는 것에 반대했던 것은 원하든 원치 않든 친명, 반명이어서다. 그보다는 이번 전당대회가 새로움과 낡음의 대결, 과거와 현재의 대결로 (구도가) 되지 않으면 본선에서 파란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97주자 외에 설훈, 김민석 후보 등을 망라한 반명 연대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후보는 다만 "그래도 97그룹 단일화가 제일 명분이 있다"며 "우리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방향에 대해 '이런 건 이렇게 반영해달라'는 정도의 얘기는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97 단일화는) 그래도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박주민 후보도 "단일화는 가치와 방향이 맞다면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가치와 비전에 기반한 단일화가 돼야 한다"면서 "안타까운 건 최근까지 단일화 논의가 '너 찬성해, 안 해. 찬성하면, 반대하면 누구 편'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강병원 후보는 "우리 넷 중에 단일화를 해서 누가 되더라도 이재명 후보가 되는 것보다는 훨씬 국민에게 큰 효과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새 인물 등장이 우리 정치사와 민주당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클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거듭 단일화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97주자들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에 대해선 일제히 견제구를 던졌다.
박주민 후보는 "어대명은 미정"이라며 "컷오프가 있고 치열한 레이스가 있어서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특히 당 혁신과 개혁 경쟁을 하다보면 충분히 다른 바람,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후보도 "어대식이 될 것이다. '어쩌면 대표는 강훈식'이 될 것"이라며 "내가 컷오프를 통과하면 그야말로 새로운 파격이 될 것이고 새로운 바람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른다"고 어필했다.
강병원 후보는 "어대명은 이인제"라며 2002년 대선때 이인제, 이회창 후보에 이재명 후보를 빗댄 뒤 "2002년 3월 경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1%였다. 지금 나와 같다. 이회창, 이인제 대세론을 노무현이 꺾었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후보는 "어대명은 어제, 명"이라며 "어제까지는 이재명이 대세지만 오늘부터는 박용진이다. 허무한 안방 대세론은 국민 열망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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