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를 통해 현 시국을 '비상상황'으로 규정,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총의를 모은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의총 결정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선언을 이미 한 최고위원들을 모아서, 사퇴는 했지만 아직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이 사퇴해서 비상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온 논리의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이는 비대위 구성 요건으로 꼽혔던 '최고위 기능 상실'과 관련이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비대위 체제는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비대위로의 전환은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만 가능하다. 지난 주말 최고위원들이 연이어 사퇴한 것을 두고 '최고위 기능 상실'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앞서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미로 사직을 발표했고, 정식 사직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사직으로 본다고 정리했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시점이 사직이 되는 시점"이라며 "아직 한 분도 제출을 안 한 상태"라고 재차 언급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사퇴서를 내지 않았다'고 했으면서 '사퇴해 비상상황'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 못 여는 건 양념 같은 것"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현 상황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다른 최고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아 성원이 구성되지 않았다. 이에 성 정책위의장은 "원래 계획에 없었던 것"이라며 "최고위원 각각의 일정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조율을 해보든가 맞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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