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그냥드림 사업은 보편적 복지죠. 누구나 받을 수 있으니까요.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더 늘려야해요.(성남열린푸드마켓 조해정 점장)"
지난 25일 성남시 성남열린푸드마켓은 아침부터 들어온 기부물품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소금과 설탕, 쌀이 진열대에 올라와 있고, 과자와 어린이 장난감, 옷과 신발까지도 볼 수 있었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운영하는 먹거리그냥드림 사업을 위해 미리 담아놓은 바구니 안에는 쌀을 비롯한 음식과 석류즙 등이 올려져 있었다. 직원들은 신분증 확인 후 곧바로 음식을 가져갈 수 있게 미리 포장을 마쳤다. 이름 그대로 먹거리가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끼니 해결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경기도가 2020년 12월부터 운영 중인 '먹거리 그냥드림' 사업은 이재명 전 지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장발장 범죄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했다. 성남시와 광명시, 평택시를 시작으로 현재 31개 시군 42곳에서 '먹거리 그냥드림'사업을 하고있다.
전체 물품 중 95%가 기부받은 물품인 성남열린푸드마켓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탑차를 끌고 기부받은 물건을 실으러 이동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 양벌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대표가 햄을 기부한다는 연락을 받고 푸드마켓 조해정 점장은 탑차를 끌고 양벌리로 향했다. 30분을 달려간 곳에서 햄 4박스를 싣고 혹시나 음식이 상하진 않을까 곧바로 다시 성남으로 돌아와 냉동창고에 음식을 넣었다.
성남열린푸드마켓 조해정 점장은 "'먹거리 그냥드림' 사업은 정말 중요하고, 없어져서는 안되는 사업"이라며 "여기 오시는 분들은 그나마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분이지만, 수원 세 모녀 같은 분들은 정보를 찾을 여력도 없는 분들이었다.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런 사업이 있다는 것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알려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성남열린푸드마켓 직원이 경기도 광주시 양벌리에서 기부 물품을 받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복지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신청주의에 입각한 복지제도를 개선하고, 복잡한 신청 절차로 인해 복지 진입의 기회조차 막아버리는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경기도의 복지 중 하나가 바로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사업이다.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먹거리를 주는 이 사업은 하루 800명의 도민이 이용하고 있는 도의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로 꼽힌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발굴하기 위한 창구 역할을 위해 첫 시행한 만큼 '그냥드림 사업'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동사무소와 연결해 주는 등의 복지서비스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경기도에 있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도민을 돕기 위한 사업이 확대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1호 결제한 '긴급 민생안정 대책'안에 '긴급끼니돌봄'사업이 속해 있어, 지난 6월 선거 공약에서 '경기도그냥드림사업'을 확대 추진하겠다는 발표에 따라 이와 연계해 사업을 확대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긴급 민생안정 대책 중에서도 의견수렴과 사전절차가 필요한 3단계에 속하는 만큼 올해 하반기 추경과 내년도 본예산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한 먹거리 제공이 아닌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발굴과 지원 정책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사업의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먹거리그냥드림 코너.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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