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2017년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크레인 충돌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정 결과 '기업책임경영'을 권고받았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OECD 한국 국내연락사무소(NCP)는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와 관련한 시민단체의 'OECD 지침 위반 이의신청' 사건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종결을 결정했다.
NCP가 삼성중공업에 권고한 기업책임경영 내용은 △추가 피해자 확인 시 구제조치 △산업안전사고에 대한 구제조치 방안 수립 △기존 수립한 사고방지 대책의 성실한 이행 △6개월 후 권고사항에 대한 추진 실적 제출 등이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노사·인권·환경 등 분야에 대한 기업의 책임경영을 권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법적 구속력은 없다.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해상구조물 모듈 건조 현장에서 골리앗크레인과 지브크레인이 부딪쳐 작업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이후 2019년 3월 29일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기업과인권네트워크' 등 단체는 이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등 피신청인이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한국 NCP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삼성중공업이 크레인 충돌사고 예방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관리자들의 작업 지휘 또한 소홀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봤다. 이밖에 신호수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았고 신호수의 감시 또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중공업은 소속 반장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은 인정하지만, 신호수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작업자 업무과실이 사고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NCP는 양측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조정을 토대로 사건을 처리한다. 한국 NCP는 사건 접수 후 당사자 간 의견 교환과 4차례에 걸친 조정 절차 등을 진행했지만,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위원회 차원의 권고를 포함한 최종성명서를 채택하고 사건을 끝냈다.
한국 NCP 위원장인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조정 절차 참여를 통해 이의신청인, 피신청인, 이해관계자 등이 기업 책임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최종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피신청인인 삼성중공업 측이 한국NCP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이 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성중공업 법인과 조선소장, 하청업체 대표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창원지법은 올해 6월 삼성중공업에 벌금 2000만원을, 하청업체 대표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OECD 한국 국내연락사무소(NCP)는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와 관련한 시민단체의 'OECD 지침 위반 이의신청' 사건 조정 결과 '기업책임경영'을 권고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산업부)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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