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케이블업계와 지상파 업계 사이의 재전송 문제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조금 뒤 12시부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관련업계 CEO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간담회 뒤에는 케이블과 지상파 업계가 유료화 협상에 나서겠다는 원칙에 합의하는 극적 타결안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두 업계가 나름대로 고민이 크다는 점입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현재 수익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인 상황입니다. 지상파 방송은 지난해 간신히 수익구조를 맞추는 등 점점 더 수지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쟁상황까지 격화되고 있어 다른 돌파구를 찾거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민영방송인
SBS(034120)를 제외한 KBS나 MBC는 공영방송이라는 구조 때문에 수지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많이 벌어야 하는 데요. 유료방송의 가장 큰 시장인 케이블 사업자가 무료 재전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IPTV 유료화 등을 빌미로 유료화 협상에 나선 겁니다.
공영방송이 돈만 밝힌다는 비난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전환 등을 이유로 들며 돈 들어갈 곳이 많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업계와 치르는 치열한 재전송 유료화 논란은 결국 돈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상파 업계에서는 당당히 말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업계도 형태는 다르지만 지상파와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SK텔레콤(017670)이나
KT(030200) 등 거대 통신사의 IPTV 등이 유료 방송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결합상품 등으로 인한 점유율 경쟁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시장의 강자였던 케이블의 위치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져 디지털 전환이라는 필수 불가결한 투자 요소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존 아날로그 이용자가 디지털로 전환하는 속도를 봐도 일부 케이블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익성 악화 뿐만 아니라 투자요소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케이블업계의 고민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공짜로 전송했던 지상파 방송을 유료화하기 시작하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또 가입자당 매각 비용이 떨어질 우려까지 존재합니다. 케이블업계가 대부분 오너십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감내하기 쉽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결국 지상파 업계나 케이블업계 모두 재전송 유료화는 어느 쪽도 물러서기 힘든 저마다의 고민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재를 맡은 방통위는 몇 가지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최시중 위원장의 중재로 시작되는 이번 협상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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