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 등극 전초전으로 임상시험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유한양행은 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레이저티닙 임상 3상 결과를 설명하는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오세웅 연구소장, 임효영 전무, 조병철 염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참석했다.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게 국산신약 31호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성분명이다. 유한양행은 허가 당시 1차 치료제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1차 치료제는 암 환자에게 가장 먼저 쓰이는 약물이다.
이번 임상은 렉라자 허가 당시 치른 임상과 별개로 진행된 시험이다. 유한양행은 이날 발표회에 앞서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총회(ESMO Asia)에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으로 치러진 글로벌 임상 3상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객관적인 종양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유한양행은 임상 환자를 레이저티닙 투여군과 아스트라제네카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 투여군으로 나눠 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했다.
임상 결과를 보면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20.6개월로 게피티니브 투여군 9.7개월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PR) 결과에선 레이저티닙와 게피티니브 투여군 모두 76%로 동일했다. 객관적 반응률은 전체 환자 대비 종양 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인 반응(완전 반응 혹은 부분 반응)이 관찰된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반응지속 기간(DOR) 분석 결과에선 레이저티닙 투여군이 19.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이 8.3개월로 나타났다.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전체 생존 기간(OS) 중간 분석 결과를 보면,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80%였다.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72%로 렉라자군에 비해 소폭 낮았다.
안전성 데이터를 보면 레이저티닙 투여군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감각 이상(39%), 발진(36%), 가려움증(26%) 등이다. 보고된 이상반응 대부분은 1~2등급 수준의 경증이었다. 간질성 폐질환과 3등급 이상의 심장 독성(QTc) 연장 등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2.5%, 1%로 낮게 관찰됐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좌심실 박출률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레이저티닙' 임상 3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유한양행은 이번 레이저티닙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 중 렉라자의 1차 치료 적응증 추가를 위한 심사를 제출할 계획이다.
렉라자가 국내 1차 치료제 지위를 따내면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추월도 가능하다. 타그리소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3세대 항암제로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타그리소의 국내 매출은 약 1065억원이다. 렉라자의 경우 출시 1년간 누적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조욱제 대표는 "내년 초 식약처에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얀센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해외 허가 신청을 논의하고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을 이끈 조병철 센터장은 "게피티니브를 1차 치료제로 썼을 때보다 레이저티닙을 1차 치료제로 썼을 때 (더 큰) 생존 혜택(survival benefit)을 보여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표준요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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