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엄습 설연휴)차례상 물가 '역대 최고'…"서민 고통 가중"
4인 가족 차례상, 전통시장서 25만4500원 필요
식용유, 밀가루 등 가공식품 급등…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정부 물가 잡기 나섰지만…대외 불확실성에 효과 미지수
2023-01-18 06:00:00 2023-01-18 10:21:3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민족 대명절 설 연휴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례 준비에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은 모양새입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흐름에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며 서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설 연휴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고물가 기조가 대외 불확실성으로부터 비롯돼 단편적인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이용 시 작년 대비 4.1% 상승한 25만4500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 물가입니다.
 
또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35만9740원이 필요했습니다.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수치로 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류, 견과류, 채소류 등의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배추는 1포기 3000원으로 전년(4000원)과 비교해 25% 낮았고 시금치도 14.29% 내렸습니다.
 
하지만 식용유, 밀가루, 과자류 등 가공식품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전통시장 기준 식용유(1.8ℓ)는 7500원으로 지난해 설(4500원) 대비 36.36% 상승했고, 밀가루도 28.57%나 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영향을 받은 일부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것이 한국물가정보 측 설명입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고물가에 대한 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비축·계약재배 물량 방출 등 16대 성수품을 설 연휴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인 20만8000톤 공급할 계획입니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도 설 역대 최대인 300억원 투입합니다.
 
아울러 최근 12개 주요 식품제조 업체 임원진과 함께 가공식품 가격 안정화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일부 식품 업체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다른 업체의 편승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민생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설 연휴 물가 잡기가 효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국내 인플레이션 불안이 대체로 대외적인 통화 긴축 속도, 중국의 방역 상황 등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단편적 지원 방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원책 역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입장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가격 인상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할당관세 연장 적용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함께 식료품 물가까지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며 오르고 있다"며 "더군다나 고금리 기조까지 더해져 가계의 삶은 피폐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과일 코너에서 한 시민이 배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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