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 신규 구축을 제한합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포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는 사업자에게는 공사비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1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스토리지·설비를 연중 일정한 패턴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입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데이터센터는 147개에 달합니다. 전국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강남구 전체 계약호수 19만5000가구의 전력사용량(4625GWh)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입지 기준 60%, 전력 수요 기준 70%의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 안전과 보안, 전력계통, 지역균형 측면에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력 소비가 많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은 송전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또 수도권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데이터 손실, 인터넷 지연 등 통신 인프라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127시간가량 멈춘 바 있습니다.
이에 산업부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입지를 제한할 방침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사진은 화재가 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사진=뉴시스)
특히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5메가와트(MW) 이상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 공급자가 공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은 현재 법제처 심사가 완료된 상황으로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이달 중 시행할 예정입니다.
지역 분산을 촉진하기 위해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경우 인센티브도 확대합니다.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업체에는 시설공사비 50%를 할인하고 전력을 154킬로볼트(kV) 이상 사용 시 예비전력 요금도 면제합니다. 예비전력 요금은 주전원 고장 때 활용할 수 있는 비상 전원 선로 사용료를 말합니다.
또 재생에너지 과잉공급으로 인한 잉여전력 활용이 가능한 제주·호남 등으로 데이터센터 입지를 분산할 방침입니다.
관계부처들도 협력을 강화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클라우드산업 종합지원 계획에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방안을 포함하고 국토교통부는 데이터센터 특화 클러스터 조성·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절차 신속하게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데이터센터는 디지털경제의 핵심이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면서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 추가 건설이 부담되고, 계통 혼잡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입지를 분산하기 위해서는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사진은 산업부 세종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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