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맞물려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매수세일 뿐, 고금리 등 집값 하방 압력이 여전해 시장을 상승 반전하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계약일 기준)는 192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10월(559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11월(731건), 12월(836건), 올해 1월(1419건), 2월(1921건)까지 상승곡선입니다.
이 같은 거래량 회복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효과로 풀이됩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전방위적인 규제완화를 단행했습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고 대출·세제·청약·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풀 수 있는 규제는 전부 다 풀었다'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표=뉴스토마토)
여기에 무주택 실수요를 겨냥해 집값이 9억원 이하일 경우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을 출시했고 지난 2일부터는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까지 허용하는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빗장도 풀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아파트 매수심리도 소폭 회복됐습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7.4로 지난주(66.3) 대비 1.1 올랐습니다. 다만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로 아직까지 시장 내 분위기는 매수자 우위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나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수치를 통해 시장 회복 조짐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제문 창조도시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 아파트의 평균적인 거래량은 6000건에서 8000건 정도인데, 이것이 부동산 과열기를 거치면서 1만5000건까지 갔다"며 "최근 1000건, 2000건으로 늘어났다고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보여지고 있는 거래량 회복은 주택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같은 대출 완화로 인한 일부 실수요들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하락 국면에 있습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1% 떨어지면서 4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의 월별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이라고 했을 때 자치구별 거래량은 불과 40건 정도"라며 "이것을 두고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의 거래량이 조금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건 종전에 거래를 너무 힘들게 했었기 때문"이라며 "절대적인 거래량 수치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사진=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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