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내놓은 지하철 10분 내 재탑승 무료 정책이 시행도 전에 다른 철도 운영기관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이들은 손실 보전을 요구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하는 등 정책 시행을 발목잡고 있습니다.
한 승객이 서울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지하철 10분 내 재탑승 무료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이용 도중 승강장 방향을 착각하거나 화장실 등 긴급한 용무로 인해 같은 역에서 10분 내 재탑승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10분 내 재탑승은 1일 4만명(연간 1500만명)에 달하며, 1분 이내도 1만5000건(36%), 3분 이내도 2만3000건(56%)에 달합니다.
이유와 상관없이 같은 역사에서는 환승 무료가 적용되지 않아 1250원을 지불해야 해 이로 인한 수익만 연간 180억원 발생합니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비상 게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를 모르고 재탑승하는 현실입니다.
서울교통공사에 제기된 민원만 작년 한 해 514건에 달하며, 이에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한 창의행정 아이디어로 정책이 채택됐습니다.
경기, 인천, 코레일 등 반대, 손실보전 요구까지
10분 내 재탑승 무료는 주차장 30분 내 회차 무료와 같이 운송수입약관 개정만으로 가능하며, 요금체계 개편과 달리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사항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책기관 및 운송기관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경기도, 인천시, 코레일 등 정책기관과 인천교통공사, 공항철도, 신분당선, 용인경량전철, 경기철도, 의정부경량전철, 새서울철도, 김포시 등이 모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운송수입 감소 및 오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며 서울시에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기관들은 서울시에 줄어드는 운송수입분에 대해 100% 보전을 요구하며 이를 사전협약으로 확약해달라고 못박았습니다.
또 손실된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서울시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예고한 상태입니다.
한 승객이 서울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서울부터라도 시행"
서울시는 남은 기간 협의를 지속하면서 시행에 동의한 1호선 서울시 운영구간, 2~9호선, 우이신설·신림선에 시범도입할 방침입니다.
서울시는 그동안 과오납으로 받던 부분을 안 받는 만큼 시급한 개선을 위해 서울부터라도 시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3월 기준 일평균 수도권 총 수송인원 대비 10분 내 재탑승 인원은 0.24%, 수익은 0.3%에 그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잘못된 관행으로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될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다른 기관들도 부당한 수입에 집착하기보다는 시민 대상 서비스 개선을 위해 모든 수도권 철도운송기관들이 최대한 빠른 시기에 동시에 제도를 도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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