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안 '초읽기'…보험료율 인상 시나리오 '유력'
보장성 강화 6개 안 추가…총 24개 시나리오
보험료율 인상 가능성↑…복수 안 내놓을 듯
국회 연금특위 내년 5월까지…총선에 밀리나
"연신 '구색맞추기'만…국민 노후 안중에 없어"
2023-10-23 06:00:00 2023-10-23 06: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민연금 개혁안을 만드는 자문 역할의 보건복지부 산하 재정계산위원회가 '받는 돈'을 더 올리는 내용의 '소득대체율 인상안' 6개를 추가로 내밀면서 총 24개 시나리오가 이달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금 고갈만을 걱정하고 국민 노후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연금 소진의 시점만 보여줄 뿐, 노인빈곤율 개선 등의 계산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야는 당초 이달 말까지 종료 예정였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총선 이후인 내년 5월 말까지로 연장하는 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2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7일 2023년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정계산위는 지난 19일 복지부에 총 24개의 시나리오가 담긴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당초 초안에는 9%인 보험료율을 12%, 15%, 18%로 올리는 방안, 지급개시연령(올해 63세)을 66세, 67세, 68세로 늦추는 방안, 기금 수익률을 0.5%. 1% 올리는 방안을 조합해 18개의 시나리오였습니다.
 
'소득대체율 인상' 6개 시나리오 추가
 
최종보고서에는 보장성 수준인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내용의 시나리오 6개가 추가됐습니다. 소득대체율은 연금 가입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소득대체율이 50%라는 것은 월평균 100만원을 버는 사람이 4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했다면 노후에 월 50만원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보험료율 현행 유지, 12%로 인상, 15%로 인상 등 3가지 안과 소득대체율 45%와 50% 상향 등 2개의 안을 조합한 6개 시나리오가 마련됐습니다. 추계에 따르면 보험료율을 9%로 두고 소득대체율을 45%, 50%로 가정하면 기금소진 시점은 2055년에서 두 경우 모두 1년씩 앞당겨진 2054년이 됩니다.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이 40%일 경우 기금소진시점은 2063년이지만 소득대체율을 45%, 50%로 올릴 경우 각각 2061년, 2060년으로 소진 시점이 단축됩니다. 15%의 보험료율이 적용되면 2071년에서야 연금이 소진되지만 소득대체율이 45%, 50%로 오를 경우 각각 2068년, 2065년으로 연금 소진 시점이 줄어듭니다.
 
22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7일 2023년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따른 재정전망. (자료=뉴스토마토)
 
10월 말 정부안 마련…복수안 가능성↑
 
재정위로부터 보고서를 제출받은 복지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오는 10월 31일까지 국민연금 개혁 방안인 종합운용계획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측은 "24개 시나리오 중 몇 가지 정부안을 제시할 것이냐"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 부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재정계산위의 안을 참고하는 것이며 거기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총 24개의 시나리오가 구성된 것을 고려하면 단일안보다는 복수의 안을 정부안으로 체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시민·노동단체는 "지난 9월 소득대체율이 빠진 반쪽짜리 보고서와 무엇하나 달라진 게 없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보고서는 소득대체율을 올릴 경우 연금 기금이 얼마나 더 빠르게 소진되는지만 보여주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기금 소진만 강조…노후보장 없어"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노후소득 보장이 얼마나 강화되고, 노인빈곤율은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대한 전망은 모두 빠졌다"며 "기금고갈만을 걱정하고 국민 노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정계산위의 소득대체율 계산은 단순한 구색맞추기"라며 "국가가 연금 재정을 일부 부담하는 방안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롯이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것을 보여주며 '소득대체율 인상은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보고서"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회는 지난해 10월 연금특위를 출범시켰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연금특위의 활동기한은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인데, 여야는 이를 총선 이후인 내년 5월 말까지로 연장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종헌 사무국장은 "연금특위를 연장하는 것은 아무런 안을 내지 않고 총선까지는 총선에만 몰입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이번에도 흐지부지로 시간만 때우며 연금 개혁의 이미지만 윤석열 정부가 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습니다.
 
22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7일 2023년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국민연금 시위하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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