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인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거제 개편 논의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지점은 비례대표 선출 방식인데요. 준연동형 비례제와,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 이전에 유지된 병립형 비례제 사이에서 여야가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소속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1일 MBC 라디오에서 여야의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을 개혁은 못할 망정, 최소한 개악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습니다. 또 병립형 비례제 도입과 위성정당 재현을 “모든 걸 걸고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이탄희 의원의 발언은 공전을 거듭하는 여야의 선거제 개편 논의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까지 여야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3개 권역별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제로의 전환까지는 합의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부른 준연동형 비례제의 개편도 약속했죠.
그러나 여야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폐지할지, 보완해 유지할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비례제를 없애고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자고 요구합니다. 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제를 이어가되, 위성정당을 방지할 법을 따로 만들자고 맞받았죠. 이런 양측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올해 안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하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은 정당성이 약화될 것”이라며 “병립형의 다른 이름은 양당 카르텔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는 사이 정개특위 활동 기간은 재차 연장됐습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정개특위 활동 기간을 7개월 연장하기로 했는데요.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개특위 활동 기한은 정개특위 연장 안건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달 31일까지였습니다. 여야는 지난 4월 27일에도 정개특위 활동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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