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병합 여부를 다음주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이 대표 측과 검찰의 서로 다른 셈법에 관심이 쏠립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오는 13일 오후 2시 이 대표의 위증교사 재판 병합 여부를 심리하기 위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선 앞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과 대장동·위례·성남FC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후 검찰이 지난달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사건을 각각 추가 기소하면서 재판 병합 문제가 대두됐습니다.
백현동 의혹의 경우 검찰과 이 대표 측 견해차가 크지 않아 재판부도 별다른 심리 없이 지난달 30일 대장동 재판에 병합했습니다.
"형법 원칙상 병합" 대 "관련성 없어"
위증교사 사건을 두고서는 검찰과 이 대표 측 의견이 갈립니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여러 번 연락해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한 혐의와 관련된 건입니다.
이 대표 측은 위증교사 사건도 대장동 사건에 병합해달라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진행되는 여러 사건은 형법상 병합되는 것이 원칙이고, 방어권 보장에 있어서도 필요하다는 게 근거입니다.
반면 검찰은 위증교사 사건은 이미 병합된 사건들과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별도로 재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별도 진행되면 총선 전 선고 가능성도
양측이 재판 병합 문제를 두고 이토록 맞서는 이유는 병합 여부가 재판의 진행 속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위증교사 사건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합니다. 또 지난 9월 구속영장 기각 당시 법원도 위증교사 혐의는 어느 정도 소명된다고 판단한 만큼 선고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이같은 위증교사 사건이 별도 재판으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4월 총선 전 1심 선고가 나올 수 있어 이 대표 입장에선 정치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 대표가 중앙지법에서만 받아야 하는 재판도 세 개로 늘어나 재판 리스크도 더 커지게 됩니다.
반면 검찰로선 유죄 가능성이 높은 위증교사 혐의로 먼저 유죄를 받아내 '무리한 정치 수사'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습니다. 1심 판단을 기점으로 검찰 측이 이 대표에 대한 수사 동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병합되면 제약 없이 활동 이어갈 수 있어
그러나 위증교사 사건까지 병합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대장동, 위례, 성남FC, 백현동, 위증교사 모두 한 재판부가 심리하게 되니 재판은 지연되고 선고일도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도 자연스럽게 미뤄지면서 이 대표가 별다른 법적 제약 없이 정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의 병합 신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심리를 지연시켜 이 대표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해보겠다는 꼼수"라며 "법원은 위증교사 사건만은 별도로 심리해서 신속하게 결론 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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