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가격 들썩·사재기 조짐'…구매한도 제한 '만지작'
정부 "3개월분 이상 비축…안정적 수준"
그럼에도 사재기에 가격차이 '들썩'
주유소 등에 '구매수량 한도설정' 요청하나
"몇일 안으로 요청…이르면 이번 주"
2023-12-06 17:31:14 2023-12-06 23:02:49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3개월 이상의 요소수 비축량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주유소별 요소수 판매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요소수 사재기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지만 가격을 올리고 사재기 조짐까지 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유소나 마트를 통한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인데 정부는 차주단체, 주유소 등에 1회 구매수량 한도를 설정 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방침입니다. 요소수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구매한도 제한 의무화를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및 유통현황을 점검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에 따른 조처입니다.
 
요소 부족 문제는 지난달 말 중국 해관이 롯데정밀화학 등 국내 기업이 구매한 요소의 선적 작업을 중단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요소는 경유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데 활용하는 요소수를 만드는 데 주로 쓰입니다.
 
앞서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으로 주유소 등에서 '요소수 품절대란'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화물차 기사들에게 요소수 부족은 곧 '생계 위협'이기 때문에 사재기가 극성입니다. 당시 요소수 10리터를 기준으로 3배 이상의 온라인 판매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국내 3개월분 이상의 비축물량이 있어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가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절(내년 2월)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며 사재기 조짐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최재영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대부분의 주유소는 정상적으로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고 가격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일부 온라인 판매자들이 가격을 조금 올려서 팔고 있기는 하지만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통계를 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국 3410곳의 주유소 중 100곳에서 요소수가 동난 상황입니다.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평균 1598원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주유소별 가격은 최소 800원대인 곳에서 최대 6000원인 곳까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부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및 유통현황을 점검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요소수 사재기로 인한 시장 내 교란 방지를 위해 차주단체, 주유소 등을 상대로 1회 구매수량 한도를 설정할 것을 요청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때도 정부는 비상조치를 발동하고 승용차의 경우 한 번에 10리터, 화물·승합차 운전자의 경우 최대 30리터까지만 차량용 요소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통제한 바 있습니다.
 
물량 통제가 이뤄질 경우 1976년 물가안정법 제정 이후 사상 두 번째가 됩니다. 첫 번째는 2020년 코로나19 국내 확산 당시 마스크에 대한 통제였습니다. 요소수 수급 제한이 길어질 경우 역사상 세 번째 '정부 주도 판매량 통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주유소 협회, 유통업계 등과 일정조율이 필요하지만 몇일 안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 주"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었음에도 대책 마련이 미비했다는 지적은 연이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이 급물살을 타며 발의됐지만, 1년 넘게 국회에 표류하면서 국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기업부담을 덜기 위해 비교적 값이 싼 중국산 요소 외 베트남·사우디산 요소 등의 수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공급망법 통과가 늦어지며 관련 예산조차 잡혀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종주 산업부 산업공급망정책과장은 "공급망 기본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소부장 경쟁력 강화 특별조치법'이 지난 5월 국회에 통과된 바 있다"며 "이를 근거로 산업부 장관 공고를 통해 경제안보 핵심품목으로 분류된 요소에 대한 지원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및 유통현황을 점검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생산되는 요소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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