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가 예상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왼쪽)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4월 총선의 하이라이트로 부상한 인천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 현역 의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만약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현역인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로 원희룡 장관이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48.5%의 지지를 얻어 39.3%의 지지를 받은 원 장관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9.2%포인트로 오차범위(±4.4%) 밖의 결과입니다. '그 외 다른 인물' 5.2%, '지지 후보 없음' 4.0%, '잘 모름' 3.0%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4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보수 기독교 집회에 참석, 향후 행보 관련해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면서 "뭐나 하면,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분히 이 대표를 겨냥한 말로,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원 장관은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하며 차기 보수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는 소장파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이명박정부 들어 상왕으로 군림했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총애를 받으며 당내 주류로 변신한 바 있습니다. 이후 박근혜정부에서는 권력 눈 밖에 난 처지를 감안해 고향인 제주로 내려가 두 차례의 제주도지사를 지냈습니다.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윤석열 후보에게 패했고 이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왔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 윤 대통령이 신뢰하는 내각 3인방으로 꼽힙니다.
그가 서울 양천갑 대신 인천 계양을을 염두에 두는 이유는 차기 대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 대표와의 일전은 원 장관에게 '잃을 게 없는 싸움'이라는 분석입니다. 험지에 자진 출마하는 희생 정신을 보임과 동시에, 패하더라도 야권 유력 대선주자와 맞붙어 자신의 체급을 대선주자 반열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인천 계양을 자체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까닭에 패배의 상처도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총선 이후 내각에 합류, 국무총리로서 대선의 꿈을 다져볼 수도 있습니다. 예상을 깨고 이 대표를 꺾을 경우 단번에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이른바 다목적 포석인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권역별 조사는 권역1(계산 1,2,3동)과 권역2(계산 4동, 계양 1,2,3동)로 나눴다. 권역1은 61.6%, 권역2는 62.3%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50·중도층 '이재명 우세'
'이재명 대 원희룡' 가상대결에서 60대와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지지가 높았습니다. 20대 이재명 50.5% 대 원희룡 31.4%, 30대 이재명 54.2% 대 원희룡 33.1%, 40대 이재명 63.5% 대 원희룡 26.1%, 50대 이재명 61.8% 대 원희룡 30.7%였습니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부터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60대 이재명 37.3% 대 원희룡 50.7%, 70대 이상 이재명 9.4% 대 원희룡 75.8%로 나왔습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지지가 우위를 보였습니다. 중도층 이재명 45.2% 대 원희룡 38.1%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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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투표층 62.1%, 20대 '최저'
내년 총선 때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이른바 적극 투표층은 62.1%에 달했습니다. '웬만하면 투표할 생각'이란 응답은 24.8%였습니다. 이어 '전혀 투표할 생각 없다' 8.6%, '별로 투표할 생각 없다' 3.4%로 집계됐습니다. '잘 모름' 1.1%였습니다. 특히 내년 총선 승패의 변수로 꼽히는 20대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3.0%로 가장 낮게 나타나 무관심과 비호감을 드러냈습니다.
적극 투표층 '이재명'…소극 투표층 '원희룡'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 이 대표가 56.1%, 원 장관이 38.8%의 지지를 얻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 대표가 원 장관에 크게 앞섰습니다. 반면 '웬만하면 투표하겠다'는 이른바 소극 투표층 지지율에선 원 장관이 47.7%, 이 대표가 32.3%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원 장관에 대한 지지가 이 대표보다 높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 38.4% 대 국힘 32.7%…20대 무당층 '30% 육박'
각 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38.4%, 국민의힘 32.7%, 정의당 4.6% 순이었습니다. 이외 '기타 다른 정당' 5.2%, '지지 정당 없음' 17.3%, '잘 모름' 1.7%로 집계됐습니다. 30대에서 50대까지 민주당이, 60대와 70대 이상에선 국민의힘이 앞섰습니다. 20대의 경우 국민의힘 28.0% 대 민주당 29.1%로 팽팽했습니다. 특히 20대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의 응답은 29.3%로 30%에 달했습니다. 중도층에선 국민의힘 26.4% 대 민주당 32.3%로, 민주당이 앞섰지만 무당층 역시 26.8%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 대통령 지지율 31.8%…절반은 '극단적 부정평가'
인천 계양을이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31.8%였습니다.('매우 잘하고 있다' 12.9%, '대체로 잘하고 있다' 19.0%) 부정평가는 62.4%('매우 잘못하고 있다' 50.3%,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12.1%)로 나왔습니다. 이외 '잘 모름' 5.8%였습니다.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부정평가가 높았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마저도 긍정 42.6% 대 부정 53.1%였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505명이며, 응답률은 6.8%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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