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지난달 수소차의 내수 판매와 수출 모두 전년보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넥소 등 수소자동차 모델이 제한적인 것과 인프라 부족 문제가 수소차 구매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지난달 말 수소대란까지 겪으면서 수소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1월 자동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친환경차 국내 판매량은 5만801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6% 증가했습니다.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6만3481대로 28.4% 늘었습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소차 내수 판매 대수는 2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79.3% 감소했다. 표는 지난달 수소차 내수 판매와 수출 현황. (표=뉴스토마토)
친환경차 내수판매·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차만은 내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난달 수소차 내수 판매 대수는 232대입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9.3% 감소한 수치입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한 수소차도 4504대로 전년 동기보다 54.3% 급감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소차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수출 판매량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수소차 수출 대수는 3대에 그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93% 급감했습니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계 수출량도 274대에 그치는 등 전년 동기보다 30.8% 줄었습니다.
수소차가 외면받는 이유로는 후속 모델이 없는데다, 수소 인프라 부족을 큰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넥소가 출시된 지 7~8년 정도 됐는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도 나오지 않았기에 신차 효과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후속이 안 나오는 문제도 있지만 충전소도 전국 160여개로 부족하다. 소비자들이 수소차를 구매할만한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11월 말 기준 국내 등록한 수소차는 모두 3만3450대입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는 160개에 불과합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충전소 1곳당 200대 이상의 차를 감당해야 합니다.
수소 충전소뿐만 아니라 생산설비도 넉넉치 않습니다. 더욱이 최근엔 당진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설비가 고장 나면서 일부 수소 충전소는 재고 부족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수소 수급난으로 수소 대란까지 일자, 타 생산시설로부터 확보된 물량을 공급하는 사태를 빚은 바 있습니다.
김필수 교수는 "지금은 수소의 생산이나 이동, 저장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며 "때문에 수소차는 판매를 할 때가 아니라 수소 인프라 개선이나 구축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차량 모델이 넥소 하나밖에 없어 신차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는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버스 등을 운영하고 있고 수출도 업계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거나 FTA 네트워크를 열어주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소차 내수 판매 대수는 2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79.3% 감소했다. 사진은 수소 대란 당시 충전소에 줄 서 있는 수소차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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