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영리법인 거수기 '전락'…특수관계인 '수두룩'
국내 대기업 소속 비영리법인 96개 계열사 주식 보유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비율 71.5%…94.1%가 찬성
특수관계인이 설립 후 대표·이사로 참여 '지배력 행사'
2023-12-18 17:00:18 2023-12-19 13:14:14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대기업그룹의 대다수 비영리법인이 동일인·친족·계열회사·임원 등 특수관계인을 앞세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비영리법인 중 96곳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중 70%는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대부분의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했습니다. 83개 공익법인은 총수 일가·계열회사와 내부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비영리법인 운영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 82곳 중 78곳이 비영리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8곳이 보유한 비영리법인은 총 491개 규모입니다. 비영리법인 중 96개는 계열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86개는 총수가 있는 집단 소속이었습니다.
 
비영리법인이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 중 총수 지분이 있는 회사는 92개(57.1%)로 조사됐습니다. 또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 52개(32.33%), 기업집단 대표회사는 39개(24.2%)입니다. 
 
특히 비영리법인 10곳 중 7곳(71.5%)은 계열사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비계열사 회사가 의결권을 행사한 비율은 42.1%입니다. 비영리법인의 의결권 행사 시 찬성률을 보면 계열회사가 94.1%에 달했습니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이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비율은 71.5%가 계열회사이며, 찬성률은 94.1%에 달했다. 표는 비영리법인 의결권 행사 현황. (표=뉴스토마토)
 
대다수 비영리법인은 특수관계인(동일인·친족·계열회사·임원 등)이 출연(73.6%)·설립한 후, 대표 또는 이사로 참여하는 등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비영리법인 2곳 중 1곳은 특수관계인(동일인·친족·임원 등)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수관계인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 비영리 법인은 267개로 54.4%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총수 일가가 이사로 재임한 비영리법인은 106개(21.6%)입니다. 
 
이사회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인이 대표자인 비영리법인도 52.7%로 나타났습니다. 동일인·친족·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대표자인 비영리법인은 259개입니다. 총수·총수2세·친족 등 총수일가가 대표자인 비영리법인도 97개(19.8%)로 조사됐습니다. 
 
공익법인 중 지난해 특수관계인과 자금, 유가증권, 상품용역, 부동산 등에 대한 내부거래 이력이 있는 법인은 83개(38%)로 집계됐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자금거래를 한 법인이 57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유가증권(14개), 상품용역(10개), 부동산(2개) 등의 순이었습니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비영리법인이 총수 일가 지배력 강화·유지를 위한 우회적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해 현행 제도 운영 관련 기업 측의 애로사항을 파악·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이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비율은 71.5%가 계열회사이며 찬성률은 94.1%에 달했다. 사진은 직장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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