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까르푸 등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신세계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시장 연착륙을 위해 현지 업체 인수합병 등이 불가피해 과도한 자본 투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8일 신세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는 중국 시장 부진을 이유로 동남아 지역으로 해외진출 전략 수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 수익률이 최대 6%에 지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신세계 등의 해외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며 "신세계가 13년간 공을 들인 중국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실적을 내지 못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중국 시장에서 프랑스계 유통기업 까르푸와 중국 현지 유통기업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우기 국내 경쟁사인 롯데의 타임스 인수전 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며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기회마저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중국내 시장 변화를 위해 인수합병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눈에 띄는 매물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정을 보여주듯 신세계는 지난 12일 마타하리 푸트라 프리마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고 인수여부를 검토했지만, 예비인수후보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동남아 대규모 연착륙 계획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현재 마타하리 인수전 예비후보로 선정된 곳은 경쟁사인
롯데쇼핑(023530)과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 프랑스 카지노그룹 등 3곳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유통 시장의 수익률이 좋은 만큼 신세계와 롯데가 일전을 불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인수전이 벌어질 경우 지금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높아 신수종 사업을 펼칠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롯데는 그동안 베트남 상권에 안착하는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었고, 신세계가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 시장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동남아 시장내 인수합병전이 벌어질 경우 밀릴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즉시 자금 동원능력이 신세계보다 월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신세계의 경우 그룹 내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홈쇼핑 사업이나 온라인 마켓 사업 등 국내에서 돈 들어갈 곳이 많다. 롯데와의 경쟁에서 꼭 필요한 전략 포인트인 홈쇼핑의 경우 기존 업체 인수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나 롯데는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들과도 인수합병과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한다.
해외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월마트 등이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현지 업체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 업체보다 안정된 구매력으로 동남아 시장 전체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의 자본력이 상당한 만큼 국내 유통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가 무리를 해서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인수 금액을 쓰지 않는다면 동남아 시장 공략이 어려워질 상황이다.
한편, 국내 유통기업중 유일하게 롯데가 참여하는 유통기업 마타하리의 인수전에서 필요한 금액은 우리 돈으로 1조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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