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경제단체장들은 17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여야 간 무쟁점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안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임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우 의장이 주재한 경제4단체 비상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단체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사진=대한상의)
경제단체 대표들은 정치 리스크로 경제 관련 법안들이 지연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며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습니다. 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 압박이 예고된 만큼 국회 차원의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비즈니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대외 국가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 정책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추진됐으면 한다"며 "여야 모두 민생 안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시켜 준다면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새 정부 출범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판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도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며 "정부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이고 대외적 문제 해결 창구가 필요하다. 의장도 적극적 역할을 부탁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손경식 회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 시간 규제 완화 입법을 추진해 준다면 기업들이 큰 힘을 얻을 것"이라며 "기업에 부담이 되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과 같은 사안들은 국회에서 좀 더 심중한 검토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윤진식 회장은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또는 관세 폭탄들이 예상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대한민국 친선 의원 외교를 같이 해주면 무역업에도 상당한 힘을 받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기문 회장은 "민생 법안 세법 개정안에 여야 이견이 별로 없는 내용이 있다"며 "예를 들어 임시 투자 세액공제 연장이나 전통시장 카드 사용 소득공제 상향 등은 하루라도 빨리 통과하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우 의장은 "(경제 관련) 비쟁점 법안들 70건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데 이번 연말에 처리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국회에서 통과하려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우 의장은 "긴박한 정치 상황으로 경제계 목소리가 사라졌다"며 "오늘 경제계 속앓이를 말해주면 여야, 정부가 함께 해법 모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 국회의장 특사로 미국, 일본, 중국, EU(유럽연합) 등에 국회의장 특사 파견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과 4대 경제단체장은 현 시국과 관련해서 불확실성과 대외신인도에 대한 다양한 우려를 제기했다"며 "(재계는) 국회 차원의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의원 차원의, 국회 차원의 외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수석은 국회의장 특사에 대해선 "어느 정도 규모나 여야로 구성할지 등에 대해선 큰 틀에선 정리하고 있다"며 "미국에 누구를 보내고 일본에 누구를 보내고 라인업이 짜인 정도는 아니고 의장이 여야에 제안한 정도다. 의회 외교 활동 필요성에 절감하고 있어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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