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윤석열씨가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석 요구에 또 불응했습니다. 윤씨 측은 앞서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면서 불출석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윤씨가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3차 출석 통보에도 불응하면서 체포영장을 통해 강제 신병확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공조수사본부는 윤씨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윤씨는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공수처에 따르면 윤씨 측은 이날까지 변호인 선임계를 비롯, 어떠한 서면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윤씨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건 이번이 총 네 번째입니다. 윤씨는 지난 15일 검찰 1차 출석 요구, 18일 공조본 1차 출석 요구, 25일 공조본 2차 출석 요구에도 모두 불응한 바 있습니다.
29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모습. 윤석열씨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차 조사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사진=뉴시스)
앞서 윤씨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지난 27일 수사기관의 출석은 "검토 후 대응하겠다"면서 사실상 이번 불출석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윤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씨 탄핵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나오며 "헌법재판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변호사가 공수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근거로 삼은 것은 '수사권'입니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직권남용과 관련 범죄는 수사할 수 있지만, 내란은 직접 수사할 수 없습니다. 공수처는 윤씨의 내란 혐의가 '직권남용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만큼, 윤씨 수사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공수처는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한 바 있습니다.
수사 관행상 3차례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즉 강제 신병확보에 나서게 됩니다. 때문에 공조본이 윤씨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공조본은 그간 공수처를 비롯해 검찰·경찰에서 내란 공범에 대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고, 윤씨에게 3번 출석을 요구한 만큼 절차적인 측면을 모두 지켜 명분을 쌓았다고 보는 겁니다. 공수처는 29일 오전 검찰로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진술 등을 담은 조서를 확보키도 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가) 1차 출석 요구를 통보할 때도 충분한 자료와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통보를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준비는 돼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 단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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