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내란수괴 윤석열씨가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습니다. 4200여명의 아스팔트 보수들은 헌법재판소 인근에 집결해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옹호했습니다. 이들은 현장의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감정이 격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안국역 인근에 아스팔트 보수들이 몰려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는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열리는 21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를 찾았습니다.
현장의 경찰은 현직 대통령의 출석이 예정된 만큼, 평소보다 삼엄하게 경비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습격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습니다.
경찰은 헌재 주변에 192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쳤습니다. 다수의 경찰 병력도 인도 곳곳에서 대기 중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배치된 기동대는 헬멧과 방패, 진압복과 캡사이신 분사기를 준비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기자와 직원이 아닌 이들의 헌재 인근 통행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소추인단 국회 측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오전부터 아스팔트 보수들은 저마다 피켓을 들고 헌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펼쳤습니다. 이들 주변의 담벼락에는 '계엄은 정당하다', '대통령님 힘내세요' 등이 적힌 화환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한 30대 여성은 스피커를 가져와 '멸공의 횃불'을 재생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헌재 정문에서 윤씨 파면을 통해 무너진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 10여명은 이 모습을 보더니 경실련 기자회견 쪽으로 접근, "공산당 꺼져라", "계엄은 합법이다", "북한으로 가라" 등 고성을 지르며 방해했습니다. 삿대질을 하거나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하는 등 위협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경실련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간첩'이라며 비난했습니다. "대통령이 불쌍하지도 않냐, 편파 보도 중단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통제선을 치고 충돌을 방지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우리를 막지 말고 저 빨갱이들을 체포하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지하주차에 대통령 경호차량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형 스피커를 탑재한 차량도 등장했습니다. 이 차량은 헌재 앞을 느리게 지나치면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송출했습니다. 경찰이 제지하자, 차주는 갑작스럽게 하차한 후 차량을 차도에 버려둔 채 헌재 입구로 난입했습니다. 경찰이 몸으로 막고 기자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는 상황이 몇십분간 이어졌습니다.
오후가 되자 경찰은 아스팔트 보수들을 헌재 100m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대통령 경호구역이니만큼 통제에 더욱 신경을 쓴 겁니다. 대다수의 아스팔트 보수들은 안국역 방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안국역 2번 출구에는 아스팔트 보수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인도에 밀집한 상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쳤습니다.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는 헌재 방면 시야를 가리기 위한 4m 높이의 폴리스라인도 설치됐습니다.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인근 집회에는 경찰 추산 40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윤씨가 법무부 호송용 승합차를 타고 오후 1시11분쯤 헌재에 출석하자, 아스팔트 보수들은 감정이 격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장의 경찰, 언론, 일반 시민을 가리지 않고 욕설을 퍼붓거나 심하면 폭행하는 등 예민해진 겁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서로를 '좌파'로 오인해 심한 말싸움을 하거나 밀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현장의 경찰과 잦은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한 40대 여성은 오후 1시30분쯤 경찰 저지선을 뚫고 헌법재판소에 난입하려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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