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지난 2019년 7월1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북한이 26일 해상대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 발사를 진행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호응 대신 무력을 과시한 겁니다. 앞으로 북·미 간 힘겨루기와 대치 국면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 위원장도 시험 발사에 직접 참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도 함께 참석해 시험 발사를 지켜봤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시험발사 사실을 알리며 "발사된 전략 순항 미사일은 2시간5분7초~2시간5분11초 간(7507∼7511초) 1500㎞의 비행구간을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번 무기체계 시험은 변화하는 지역의 안전 환경에 부합되게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국가방위력 건설계획의 일환"이라며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 무력의 전쟁 억제 수단들은 더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 영구적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이라 칭하며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내가 돌아온 것을 김정은이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보겠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답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 외교 복원을 기정사실로 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이 화답 대신 시험 발사를 단행한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를 당장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도 이날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에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한·미 공군 쌍매훈련을 맹비난하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외무성은 "미국이 주권과 안전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미국을 상대하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무기체계 시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선택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아울러 미국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점 등도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근거로 꼽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화를 원하면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한것으로 보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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