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투기자금의 원유시장 유입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원유재고 감소와 원화강세가 더해지며 회복세를 보여오던 내년초 국내 실물경제의 동반상승도 우려되는 모습이다.
◇ 유가 고공행진.. 美 양적완화탓 투기자금 늘어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3일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90.63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원유수입량의 대부분(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두바이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뛰어넘은 것은 지난 2008년이후 2년여만이다.
국제 유가의 이같은 상승세는 경기개선을 보이는 미국의 수요증가 기대로 소비가 늘어난 데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제적 투기자금이 달러화 대신 원유시장을 새로운 투자처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나온 9월 이후 증가세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원유의 공급부족이 아닌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화 하락을 우려한 투기자금의 유입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 추가 상승 vs 안정세 회복
업계와 전문가들은 유가 랠리와 관련해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수요가 많은 계절적 요인과 연초 최대 수요처인 미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꼽혔다.
유연백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장은 "동절기에 들어서며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공사도 "올해 평균가격(77달러)에 비해 10달러 이상 늘어난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실물부문의 공급부족이 아닌 유동성 탓이기에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유가 상승이 다소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유가 선물의 투기적 세력의 순매수 포지션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가 국제 유가 랠리를 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도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등 불안요인이 여전하다는 점, 석유수출기구(OPEC)의 생산량 확대로 평균유가가 80달러 초반에 머물경우 원유시장에 들어왔던 투기자본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당분간의 상승 움직임 속에서도 배럴당 140 달러를 뛰어넘었던 지난 2008년만큼의 '폭등'수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연초 휘발유가 1800원대 넘을듯
그러나 최근의 유가 상승은 국내 휘발유 가격의 동반상승을 가져와 내년이후 휘발유와 경유 등의 국내 판매가격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현재 전국 평균가격은 리터당 1790원대를 뛰어넘으며 2008년 8월 2째주 이후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1800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가 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초 휘발유 가격은 1800원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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