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국내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와 중동의 민주화 열풍에 따른 현지 진출 기업 철수 등 안팎의 어려움 속에 최근 저축은행 부실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건설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중소건설사들 '설상가상'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파트 건설 등 주택사업에 집중해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추진했던 많은 중소 건설사들이 부실화의 늪에 빠졌다.
특히 중견건설사인 월드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워크아웃 신청중인 효성계열 진흥기업이 연달아 부도위기를 맞으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 문제 역시 중소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중소건설업체가 주로 활용하는 저축은행 PF의 만기 연장이 더욱 어려워지고 대출규모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가 전체 PF잔액의 60%가 넘는 등 최근 부동산 PF는 뚜렷한 단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축은행의 건전성 취약원인으로 PF대출의 비중이 지적됐다 "고 말했다.
◇ 대형건설사들은 경영상태호전, 사업다각화 가속
반면 국내외 사업 포트폴리오 분산이 잘 돼있고 리스크 관리가 체계적인 대형 우량 건설사들은 경영상태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 2월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한단계 상향되며 더욱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외 이중고에 시달리는 중소건설사들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삼성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사들은 모두 활발한 해외공사 수주로 국내 주택사업 부문의 부진을 보완하고 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도 주택 분양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SOC사업 등 비주택사업부문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있다.
◇ 국내외 호재는 대형건설사 몫 뿐
최근 전세값 급등으로 정부의 주택관련 규제 추가 완화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 LH의 재무구조 악화로 보금자리 주택 공급 규모가 예상보다 감소하며 신규 주택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부실화된 중소 건설사들에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어지는 중동의 민주화 시위도 결국은 민주화 이후 더 큰 수주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복잡한 정치 환경을 헤치고 수주를 진행하기에 중소건설사들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앞으로 국내외 예상되는 건설 호재도 대형 건설사들이 독식할 것으로 전망돼 건설사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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